찬송 :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559장(통30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무엘상 1장 19~24절
말씀 : 본문은 한나와 엘가나의 가정이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하신지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잊지 않고 기억하시며 은혜로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당시는 사사시대였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며 예배가 무너지고 제사장의 아들들도 타락해 영적으로 암울한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대에도 엘가나와 한나는 여호와 앞에 경배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예배를 포기하지 않은 그 가정을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은혜를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 가정도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예배를 지킬 때 하나님이 잊지 않고 기억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 속에서 예배는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요. 혹시 바쁘고 지친 일상 때문에 예배가 뒷전으로 밀려나지는 않았습니까. 하나님이 세우시는 가정은 먼저 예배하는 가정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본문을 보면 하나님이 세우시는 가정은 서로를 배려하는 가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나는 아들을 얻지 못해 원통해 하며 기도했고 엘가나는 그런 아내를 끝까지 품어줬습니다. 사무엘이라는 이름은 원래 아버지가 정할 수 있었지만 엘가나는 아내의 기도를 존중해 그대로 불렀습니다. 또 한나는 아들을 나실인으로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서원했는데 남편은 그 서원을 막지 않고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이루시기를 원하노라”라며 함께 믿음으로 지지했습니다.
민수기에 나오는 여자 서원법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서원은 아버지에게 있고 결혼한 여성의 서원은 남편에 있습니다. 그러니 한나의 서원 내용과 상관없이 서원이 남편에게 있었지만 엘가나는 끝까지 한나를 존중해 줍니다. 서로 인정하고 배려할 때 가정이 아름답게 세워집니다. 그렇다면 우리 가정은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고 있습니까. 때로는 내 생각만 고집하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은 배려와 존중 속에 있는 가정을 세우십니다.
마지막으로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떼자 어린 아들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아직 너무 어린 나이였지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내어 맡긴 것입니다. 그는 서원제를 드리면서도 규례보다 세 배나 풍성히 준비해 하나님께 올려드렸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을 다시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믿음이었습니다.
우리의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든, 건강이든, 물질이든 결국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하나님께 내어 맡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내 자녀의 앞날입니까, 내 걱정과 두려움입니까, 아니면 내 힘으로 붙잡고 있는 작은 욕심입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내려놓을 때 더 크고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완벽한 사람을 통해 가정을 세우지 않으십니다. 연약한 엘가나와 한나의 가정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듯이 우리의 부족한 모습도 은혜로 사용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예배하는 가정, 서로를 존중하는 가정, 하나님께 맡기는 가정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주일, 우리가 드리는 이 예배가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복 주시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 주님, 우리 가정을 주님 앞에 드립니다. 예배를 지키고 서로를 존중하며 주님께 삶을 맡기는 가정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요한 서울 송정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