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창건일 열병식 앞둔 북한, 새로운 엔진 시험 준비 정황

입력 2025-10-04 00:03
9월27일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시설을 찍은 위성사진. CSIS/분단을 넘어 제공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10일)에 있을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새로운 엔진 시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포기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열병식 전후로 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의 무력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 문제 전문 사이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달 2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위성발사장을 촬영한 4장의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CSIS 전문가들은 “동창리의 연송 수직엔진시험 시설에서 지난달 27일 레일이 장착된 환경위험 대피소와 트럭, 대형 크레인 등의 움직임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관측된 활동이 단순히 시험대의 유지·보수 작업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동창리 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곳이다. 이름은 위성발사장이지만 ICBM에 장착할 엔진의 시험도 이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22년 3월 동창리 발사장을 시찰하면서 ‘확장형 현대화’ 사업 추진을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년간 동창리 발사장 일대에서 기존 발사대 현대화와 대규모 지하시설, 새로운 수평 처리시설 등을 건설하는 데 집중했다. 이런 시설은 북한이 더 크고 성능이 뛰어난 우주 발사체(SLV)를 발사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CSIS는 발사장 주변에 새롭게 조성한 L자형 부두에도 주목했다. 이 부두가 대형 로켓 부품 수송에 사용되거나 남포항의 잠수함 미사일 발사 바지선이 이 유역으로 이송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 준비에 주민들까지 동원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개발 중인 신형 ICBM ‘화성-20형’을 공개하거나 이를 전후해 시험 발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2일 “북한이 수만 명 규모로 열병식을 준비하는 등 동향이 있어서 우리 군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