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절 민심 잡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귀성길 시민을 직접 찾아 내란 청산과 개혁을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연휴와 이번 달 국정감사 일정에 대비해 장외투쟁 대신 정책투쟁에 전념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인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서울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에게 인사했다. 정 대표는 “지난 설 명절은 내란 때문에 불안하고 우울한 명절이었을 텐데, 올해 추석은 내란을 극복하고 내란의 먹구름이 점점 걷히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도, 대한민국 국격도 높아지면서 국정이 많이 안정돼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개혁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계속 밟아야 넘어지지 않는다”며 “검찰 개혁의 마무리 작업, 사법 개혁안, 가짜 조작 정보로부터 국민 피해를 구제하는 개혁도 연휴 이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민생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추석을 맞아 정부와 함께 서민, 취약계층,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43조원 규모 민생안정 대책을 가동한다”며 “민주당 의원 전원은 현장을 돌며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민생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귀성길 인사 대신 서울 동대문구 동백꽃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송편 빚기 봉사활동에 나섰다. 장 대표는 이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께서 피부로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가 2.5% 상승했다”며 “민주당이 관세 협상에 대해 나 몰라라하고 이젠 반미 감정만 선동하는 쪽으로 전략을 편다면 경제 불안, 물가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무능, 폭주, 독재를 알리는 소식이 너무 많아 추석 밥상 상다리가 부러질 판”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그간의 장외투쟁 모드에서 정책투쟁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후 현재까지 총 9개 특별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를 띄웠다. 현안에 긴밀히 대응하며 수권정당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살려 실력 있게 싸우는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개별 상임위로 대응이 어려운 현안을 TF를 통해 조직적이고 유기적으로 다루려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생한 국가자원정보관리원 화재 사태에 대응하는 국가 전산망 TF의 경우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뿐 아니라 정보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3개 상임위 소속 의원으로 구성됐다. 한 TF 소속 의원은 “민주당이 프레임을 ‘전 정부 탓’으로 몰아가는 상황에 대응해 전문성 있는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TF 소속 의원은 “민주당의 헛발질에 맞춰 우리도 장외투쟁이 아닌 새로운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민 김판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