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극장 가자… 추석 소원은 ‘다 이루어질지니’

입력 2025-10-03 01:08
긴 추석 연휴에 가족, 친구, 연인과 극장 나들이를 나서보는 건 어떨까. 거장의 신작부터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까지 추석 영화 한 상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방구석에 콕 박혀 ‘방콕’ 예정인 집순이·집돌이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활용해도 좋겠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 예능까지 골라볼 수 있다.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추석 극장가를 꽉 채웠다. 이병헌·손예진 주연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해고된 중년 가장의 비애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CJ ENM 제공

극장가를 먼저 살펴보자.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첫눈에 들어온다. 영화는 제지회사에서 해고된 가장 만수(이병헌)가 재취업하고자 경쟁자들을 제거해 가는 블랙코미디다. 냉혹한 자본주의 속 노동자의 비애를 박 감독의 유려한 연출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그려내 오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병헌·손예진·이성민·박희순·염혜란 등 배우들의 호연이 빛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도 놓칠 수 없는 걸작이다. 혁명가였던 과거를 뒤로 하고 망가진 삶을 살던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이 딸(채이스 인피니티)을 납치한 16년 전의 숙적 스티븐 J. 록조(숀 펜)를 쫓는 추격 액션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기대작은 또 있다. 8일 개봉하는 액션 블록버스터 ‘트론 아레스’다. 고도로 발달한 군사용 인공지능(AI) 전사 아레스(자레드 레토)가 인간 통제를 벗어나려 하면서 위기가 닥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주연으로 프로그래머 이브 킴 역을 맡았다.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코미디 영화 ‘보스’(3일 개봉)는 조직의 핵심 순태(조우진)·강표(정경호)·판호(박지환)가 각자의 꿈을 위해 차기 보스 자리를 서로에게 양보하며 벌어지는 코믹 액션물이다. ‘사람과 고기’(7일 개봉)는 노년의 고단한 삶을 유쾌한 화법으로 담아낸다. 독거노인 형준(박근형)·우식(장용)·화진(예수정)이 ‘무전취식’으로 고기를 먹으러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애니메이션 가운데는 원작 팬덤이 두터운 일본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연의 편지’와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7일 개봉)가 한국 애니의 힘을 보여준다.

김우빈·수지가 주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OTT 작품 중 단연 기대를 모으는 건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다.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더 글로리’ 등을 성공시킨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다. 김우빈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정령 지니 역을, 수지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 역을 맡았다. 김 작가는 “‘결혼해라, 취직해라’ 같은 잔소리보다 ‘우리 딸은 소원이 뭐야?’ 같은 몽글몽글한 대화가 오가는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완결까지 ‘정주행’하고 싶다면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을 추천한다. 전지현·강동원이 주연한 드라마는 한반도 정세를 배경으로 한 첩보 멜로로, 9부작 전편이 공개돼 있다. 디즈니+가 처음 선보인 사극 시리즈 ‘탁류’는 왈패들의 삶을 그린다. 로운, 신예은, 박서함 등 신예들과 박지환, 최귀화, 전배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이 돋보인다.

웃음이 필요하다면 예능을 고르는 게 좋겠다. 연예인들이 역할을 나눠 추리 게임을 펼치는 넷플릭스 예능 ‘크라임씬 제로’, 가수 이효리가 MC를 맡은 쿠팡플레이 메이크업 경연 프로그램 ‘저스트 메이크업’(3일 공개), 이전 시즌의 화제성을 안고 새로 시작한 티빙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 4’ 등이 눈길을 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