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기업 애플은 값싼 노동력과 유연한 공급망, 정부 지원을 이유로 제조 기반을 중국에 집중시켰다. 제품 생산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단순한 위탁 생산을 넘어 기술 노하우와 품질 관리 체계를 중국에 전수하면서 중국 제조업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했다. 결국 애플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 전략 속에 ‘포획’돼 버렸다. 저자는 200여명의 전·현직 관계자와 내부 자료를 토대로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과 중국 정치·경제 구조가 얽히는 과정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삼성과의 비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저자는 애플이 “광범위한 생산 활동을 단 한 곳에 집중시키는 초보적이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동안 삼성은 6개국에 걸쳐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애플은 중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낙관적이지 않다. 저자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