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여론조사 업체 4곳이 어제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직전 조사인 2주 전보다 2% 포인트 하락한 57%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41%로 2주 전과 같았다. 나흘 전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선 이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주 연속 하락한 52%, 민주당 지지율은 4주 연속 하락한 43.3%로 나타났다. 여론 동향이야 조사업체마다 들쭉날쭉할 때가 있지만 최근 지표들이 보여주는 대체적 경향은 지난달 11일 이 대통령 취임 100일 이후 여권에 대한 지지율 상승세가 완연히 꺾였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에는 최근 여당 주도로 무리하게 추진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청문회,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의원들의 강경 일변도 태도, 수사·기소 분리를 담은 정부조직법 강행, 지지부진한 관세 협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어제 방송에서 “지금 당에 아주 거친 사람들이 대표니 법사위원장이니 맡고 있어 걱정스럽다. 다들 강성들 눈치만 보고 끌려가 나라 앞날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친이재명계 중진인 김영진 의원도 방송에서 “법사위가 너무 소모적이고 국민들 보기에 적절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뿐 아니라 요즘 대통령실에서도 당이 대통령을 받쳐주기는커녕 오히려 지지율을 까먹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당이나 강경파 구성원들은 전혀 달라질 조짐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들 스스로 강성 지지층 반응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민주당이 추석 때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민생 현장을 돌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꼭 그렇게 하기 바란다. 하지만 또다시 강성층 위주로만 만나고,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면 제대로 된 민심을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들은 얘기 가운데 쓴소리는 쏙 빼 놓고 민주당 잘 한다는 일부 얘기만 당이나 언론에 전달해서도 안 된다. 소속 의원들이 중도층과 민주당에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폭넓게 만나고 비판까지도 새겨들어 진짜 민심을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추석이 지나면 강경파 입김이 아닌 국민 다수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치와 국회 활동을 펴 나가야 한다. 여당이 이번 기회에 잘못된 정치를 고치지 못한다면 여권에 등을 돌리는 국민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