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직전 마지막 근무일에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쉬는 요일을 바꿔도 그대로 재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주4.5일제 도입 시 효율성 개선 효과도 일부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정용근 미 플로리다대 박사과정 연구자가 1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학술지인 ‘경제분석’에 게재한 ‘주말 직전 생산성에 대한 준실험적 분석 결과’ 논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그전까지 목요일에 나타났던 ‘딥’(업무 집중도 저하) 현상은 2022년 휴무 요일 개편 이후 금요일로 시점을 옮겨 비슷한 수준으로 되풀이됐다.
본래 매주 금·토요일 이틀을 주말로 삼았던 UAE는 2022년부터 여느 나라들처럼 주말을 토·일요일로 옮겼다. 동시에 공공부문에서는 금요일을 반일 근무일로 지정해 주4.5일제를 시범도입했다. 다만 적용 여부를 자율에 맡긴 민간에서는 190개 기업 중 23%만 주4.5일제 도입을 계획했다고 응답하는 등 부분적인 도입에 그쳤다.
논문은 UAE 사례를 통해 주말을 앞두고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쉬는 요일이 달라져도 재현되는지 검증했다. 두 가지 지표를 활용했다. 우선 구글에서 ‘엑셀’ ‘미팅’ 등 업무 관련 검색어와 ‘브런치’ ‘여행’ 등 여가 관련 검색어를 20개씩 지정해 구글 트렌드 지수로 검색 빈도를 비교했다. 두바이 증권시장 거래량 변화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기존에 목요일마다 나타났던 딥 현상은 개편 이후 금요일로 요일만 바뀌어 되풀이됐다. 업무 관련 검색 지수는 주말 전날 평일 대비 46.1~49.5 포인트씩 낮아졌다. 두바이 증시 거래량도 약 30%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처럼 주4.5일제 도입과 근무 요일 축소를 논의 중인 나라에 시사점이 있다는 게 논문의 결론이다. 논문은 “주말 직전의 몰입 하락이 (요일만 옮겨) 지속된다면 (주4.5일제 등) 정책 도입으로 기대하는 효율성 개선 효과도 일부 상쇄될 수 있다”면서 “주간 리듬에 맞춰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마지막 근무일의 업무 설계를 창의·협업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