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즐겨 찾는 음식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 대표 메뉴인 돈가스는 최근 4년 새 약 26% 올라 1만원대에 판매된다. 우동·국밥·비빔밥 등도 줄줄이 뛰며 고물가시대 추석 연휴 귀성객의 명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편의점과 외식업계는 간편식과 지역 특산 메뉴를 내세워 ‘휴게소 음식의 일상화’로 전략 강화에 나섰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 평균 가격은 6342원이었다. 2021년 같은 달보다 1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변동률(8.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품목별로는 돈가스가 8916원에서 1만1218원으로 25.8%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동(18.1%), 아메리카노(17.6%)에 이어 비빔밥·국밥·호두과자 등도 14~16%대 인상률을 나타냈다.
값이 오르면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생겨난다. 휴게소에서 ‘비싸서 안 사 먹는’ 이들을 구매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졌다. 한 끼 때우는 메뉴를 넘어 ‘사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유통업계는 새로운 전략으로 ‘휴게소 음식의 일상화’를 앞세우고 있다. CU는 한국도로공사·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와 협력해 ‘2025 휴게소 음식 페스타’ 수상 메뉴를 간편식으로 구현했다. 죽전휴게소 ‘한돈 뼈해장국’, 서울 만남의광장 ‘동파육 덮밥’ 등 지역별 특산 메뉴를 도시락으로 판매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BGF리테일 자회사 BGF휴먼넷은 충남 서산, 강원 원주·강릉, 충북 제천 등 6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 운영에 나서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휴게소를 통한 매출이 8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25는 ‘초가성비 겨울 간식’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즉석 알감자버터구이, 한입 군고구마, 봉어묵 등 휴게소 인기 간식을 시중 가격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내놨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전국 26개 휴게소에서 ‘로컬 맛집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대부도 고추장비빔밥, 을왕리 해물칼국수, 곤지암 소머리곰탕, 임실 치즈 돈가스, 창녕 양파 제육덮밥 등 지역 특산 메뉴를 한정판으로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 테라스, 스마트 키오스크, 지역별 테마 공간 등을 확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게소를 체류형 복합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