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를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급부상했던 국내 시장 ‘철수설’을 불식하고, 최신 주행 기술을 앞세워 모빌리티 혁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1일 서울 강남구 아이티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슈퍼크루즈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안에 신형 캐딜락 차종에 탑재해 출시한다. 기존 판매 차량 중에도 라이다와 카메라 등 필요한 하드웨어가 갖춰진 차량에 도입도 고려 중이다.
슈퍼크루즈는 운전자가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등 신호등 없는 도로에서 양손을 모두 떼고 주행할 수 있는 핸즈프리 기술이다. 차량 내 카메라와 레이더, 위성항법장치(GPS), 라이다 기반 고해상도 지도 데이터를 결합해 주행을 지원한다. 운전자 주시 카메라를 통해 졸음운전이나 시선 이탈을 감지해 안전성도 확보한다.
2017년 북미와 중국에 처음 선보인 슈퍼크루즈는 이미 북미 시장에서 누적 8억7700만㎞ 이상의 실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검증된 시스템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작동하는 직관적 인터페이스, 자동 차선 변경·핸들 조작·제동, 무선 업데이트(OTA), 실시간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 기존 보조 기능과 차별화된 혁신성을 갖췄다. 자율주행 레벨을 고려하면 ‘레벨2’로 볼 수 있다. 채명신 디지털 비즈니스 총괄은 “북미 기준 23개 모델에서 이미 이용할 수 있고 고객의 실제 일상에서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국내 시장 특화 전략도 강조했다. 국내 전용 서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2만3000㎞ 이상의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에서 슈퍼크루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밀 지도를 제작했다. 투자금만 약 100억원이 들었다. 하승현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부장은 “외국에는 없는 버스전용차선, 공사 정보 등 국내 도로 환경을 반영한 맞춤형 기술도 구현했다”고 말했다.
슈퍼크루즈 도입은 미국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시장 전략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점유율이 낮은 데다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철수 논란이 이어졌으나, 첨단 기술 도입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은 여전히 전략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명옥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한국 고객들이 슈퍼크루즈를 통해 경험할 모빌리티 혁신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