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3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중반 소방수로 부임한 조성환 감독 대행의 거취가 주목된다.
두산은 1일 기준 2025 KBO리그에서 61승6무77패를 기록했다. 144경기를 모두 소화한 가운데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최종 9위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건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전날 열린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에서는 6대 0으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선발 콜 어빈이 5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영하, 박치국, 김택연으로 이어진 필승조 역시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잭 로그도 불펜으로 나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타석에서는 4회 선제 투런포를 터트린 양석환이 빛났다.
이승엽 전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우승을 노렸다. 2023년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이 전 감독은 2년 연속으로 팀을 가을야구 무대에 올려놓았으나 매번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탈락했다. 기대와 달리 올해는 초반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막 58경기에서 23승3무32패로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6월 2일 자진사퇴했다.
조 대행이 급하게 소방수 임무를 부여받았다. 8월 한때 7연승을 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후 연패에 빠지며 반전에 실패했다. 조 대행은 전날 “두산이라는 팀에게 현재 순위는 받아들이긴 어렵다. 자존심도 상한다.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숫자”라며 “이 아픔을 다시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소득은 있었다. 박준순은 데뷔 첫해 타율 0.284(282타수 80안타)로 주전 내야수 자리를 꿰찼다. 이유찬과 오명진은 미래 내야진을 책임질 재목으로 성장했다. 최민석은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 대행은 “9월이 시작될 무렵 젊은 선수들을 불러 ‘이번 시즌 이미 할 일을 다했다’고 격려했다”며 “내년엔 각자의 자리에서 더 책임감을 갖고 최고의 야구를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대행의 정식 감독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8일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같은 대행 신분에서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했다. 조 대행은 올 시즌 대행으로 치른 86경기에서 승률 0.458(38승3무45패)를 기록하며 이 기간 리그 7위 성적을 남겼다. 설 감독은 대행 체제에서 51경기 동안 승률 0.400(20승1무30패)을 올렸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