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해변·정동진 등 명소 즐비
가뭄 재난으로 고초를 겪은 강원 강릉시에서 착한 소비(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소비 행위)로 마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어떨까. 경포해변, 정동진, 커피박물관 등 강릉의 명소들도 즐기고 가뭄 기간 숙박·외식업소 예약 취소와 관광객 감소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리는 일석이조 여행이다. 강릉시가 추석 연휴를 전후로 관광객 맞이 행사, 강릉역 환영 캠페인, 가뭄 극복 감사 세일 등 다양한 관광 촉진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통해 숙박업소, 렌터카, 관광지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추석 연휴인 7∼9일 경포여행자센터에서 버스킹·강릉농악·관노가면극 공연, 다도·커피체험, 전통 민속놀이 등의 관광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강릉시 비짓강릉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동의보감촌·남사예담촌 볼만
대형 산불과 극한 호우 피해로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은 경남 산청군도 착한 소비를 하기 좋은 곳이다. 산청군이 ‘여행하세요 산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가을철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어 좋은 여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청군은 2인 이상 관광객이 1박 이상 머물 경우 여행경비의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산청에서 1박 해’ 프로그램을 이달 중순까지 진행한다. 수도권 관광객을 겨냥한 웰니스 광역시티투어도 다시 방문객을 맞는다. 동의보감촌, 남사예담촌 등 지역 주요 관광지를 순회할 수 있다.
공항 참사·홍수피해 경제 그늘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전남 무안군의 무안갯벌도 추천 명소다. 무안공항 참사로 인한 공항 폐쇄에 홍수 피해까지 겹쳐 관광에 큰 타격을 입은 전남은 그 어느 때보다 착한 소비가 필요한 지역이다. 무안갯벌은 2008년 람사르 습지에 등재됐으며 202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에 ‘전남 무안 갯벌 탐방다리’가 개통돼 볼거리가 더 늘었다. 황토갯벌랜드와 현경면 가입리를 연결하는 무안 갯벌 탐방다리는 2021년 12월 착공해 4년여 만에 준공됐다. 총연장 1.5㎞, 폭 2.4m 규모다.
황남동 고분군 일원서 가을축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천년고도 경북 경주시도 가볼만하다. 국제 행사를 위해 새단장한 도시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추석 연휴 자연경관을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4~13일 황남동 고분군 일원(옛 황남초 맞은편)에서 ‘제6회 경주 황금정원 나들이’(주제 APEC KOREA 미래로, 경주로)가 진행된다. 황남동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와 빼어난 자연경관에 경주의 정원문화를 접목한 가을 축제다. 경주초롱정원 등 대표 정원들과 도시농업을 소개하는 도시원예텃밭정원 등이 나들이객을 맞는다. 특히 에이펙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드론 라이트쇼가 펼쳐져 가을밤 경주의 야경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난계 탄생지서 K팝 뿌리 찾기
한국 3대 악성 중 한명인 난계 박연(1378~1458년)의 출생지 충북 영동군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11일까지 진행)도 명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K팝 뿌리인 국악의 역사와 확장성을 엿볼 수 있는 3개 전시관(국악주제관&세계음악문화관, 미래국악관, 국악산업진흥관)이 운영되고 있다. 세계 30개국의 민속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도 펼쳐지고 있다. 다양한 축제도 함께 열려 흥겨운 분위기를 더한다. 비봉산, 봉황대 등 영동군의 명소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구간송미술관·대구미술관
역사와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미술관 나들이도 괜찮은 선택이다. 대구간송미술관(대구 수성구)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12월 21일까지 기획전 ‘삼청도도-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를 개최한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등 암울한 시기에도 꺾이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적 힘을 삼청(三淸)을 통해 새롭게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삼청은 군자가 가져야 할 태도와 마음을 나타내는 식물인 매화·대나무·난초를 뜻한다. 관련 작품 35건 100점을 4부로 나눠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왕실 출신 문인화가인 탄은 이정의 그림과 시를 함께 엮은 시화첩 ‘삼청첩’ 56면 전면을 최초 공개한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 이인상,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김진만 등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바로 옆 대구미술관도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두 미술관 다 추석 당일인 6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된다.
정원 거닐며 커피 한잔의 여유
부산시는 추석 연휴를 맞아 5~9일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을 특별 개방(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한다. 도모헌 본관을 비롯해 부산 제1호 생활정원으로 지정된 소소풍 정원, 도모헌 라운지에서 열리는 무료 전시, 도모헌 내 카페가 모두 개방된다. 도모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도모헌 전용 주차장도 무료로 개방한다. 단 도모헌 정문 입구에 있는 ‘들락날락 어린이도서관’은 휴관한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도모헌은 개관 10개월 만에 방문객이 3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 있는 장소다. 도모헌은 과거 대통령의 지방 숙소이자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되다가 4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사진=각 지자체 제공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