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사도신경
신앙고백 : ‘주 은혜를 받으려’ 39장(통39)
본문 : 민수기 12장 1~13절
말씀 : 추석 연휴 토요일 아침입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소중하지만 때로는 분주하고 마음이 흐트러져 예배와 기도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가 자신을 증명하려 애쓸 때가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우리를 증명해 주실 때 참된 복을 누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길을 가던 중 모세의 누이 미리암과 형 아론은 모세를 비방했습니다. 가까운 가족에게서 인정받지 못하고 억울한 말을 들을 때 마음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나님이 모세의 변호인이 되어 주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3절)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온유는 단순히 성격이 조용하고 부드럽다는 뜻이 아니라 억울한 순간에도 하나님께 맡기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우리 가정도 억울하거나 답답할 때 스스로 변명하기보다 하나님께 맡길 수 있다면 그것이 온유입니다. 혹시 우리 가정에서 요즘 억울했던 일이나 서운했던 일이 있다면 그것을 하나님께 맡기며 함께 나눌 수 있겠습니까. 추석에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부득이하게 오해도 받게 됩니다. 그때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온유입니다.
하나님은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내 종 모세는 내 온 집에 충성하였다. 내가 그와는 대면하여 말한다.’(7~8절) 모세가 자신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모세를 증명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충성은 대단한 업적에 있지 않습니다. 맡겨진 자리, 가족 안에서의 작은 역할, 직장에서의 책임을 신실히 지켜내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기쁨으로 하지만 어떤 때는 억지로라도 감당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의 순종을 기억하시고 사용하십니다. 구레네 시몬이 억지로 십자가를 졌지만 그것이 가문 전체를 살리는 복이 됐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 가정에 지금 맡겨진 자리는 어디입니까. 부모로서, 자녀로서, 서로에게 충성해야 할 몫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미리암을 나병으로 치셔서 경고했지만 모세는 즉시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이여 원하건대 그를 고쳐 주옵소서.”(13절) 자신을 비방했던 누이를 위해서도 중보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기도는 억울함을 풀어내는 길이고 관계를 회복시키는 능력입니다. 혹시 우리 가정도 아직 풀리지 않은 관계나 마음이 있다면 오늘 기도 속에서 하나님께 맡겨 보길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기도할 때 하나님은 가정 안에 새 힘과 화해를 주십니다.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연휴의 한 가운데를 보내는 이 아침에 우리는 모세처럼 하나님이 증명하시는 인생을 다시 붙들어야 합니다. 억울할 때 하나님께 맡기는 온유, 맡겨진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충성, 그리고 서로를 살리는 기도의 삶. 이것이 있을 때 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정이 우리를 세워 줍니다. 연휴의 즐거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증명하시는 은혜를 경험하며 우리 가정이 하나님 앞에서 온유하고 충성하며 기도하는 가정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 주님, 연휴 한가운데서도 예배로 우리를 새롭게 하옵소서. 온유와 충성, 기도의 삶으로 하나님이 증명하시는 인생 되게 하옵소서. 우리 가정 위에 주의 평강과 은혜가 가득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요한 목사(송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