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교회에서 성도들께 이러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러자 중년 이상이 되는 여자 성도들은 이구동성으로 “건강이요” “돈이요” “자녀들 잘되는 것이요”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옆에 함께 계시던 한 성도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뭐 그리 복잡하게 여러 가지를 말해요? 그냥 ‘복’이라고 하면 끝나는데….” 그러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아요, 맞아, 복만 많으면 다 포함되는 거지!”라고 말하더군요.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을 만수무강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전염병과 온갖 질병으로 많은 사람이 속절없이 죽어야 했던 시대였기에 이런 복의 개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몇 살까지 오래 살고 질병 없이 건강한 것이 진정한 복인지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가문의 흥망성쇠와 죽음들, 사고, 질병, 불운, 이혼 등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운 일들을 다 지켜보면서 과연 오래 산다는 게 복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복은 조금 다릅니다.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이 그의 서신들에서 줄기차게 선포하는 하나님의 복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은혜와 평강입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베푸시는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은혜란 단어를 들을 때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맨 처음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먹기 이전의 아담에게 베풀어주셨던 장면을 보십시오. 동산의 모든 것들은 애쓰고 수고하지 않아도 때를 따라 나타난 은혜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심으로 우리 죗값을 사하여 주시고 다시 하나님께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 것이 은혜입니다.
이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연합하여 함께 죽고 함께 살아난 우리를 하나님께서 보살펴주시고 도와주시는 것, 저절로 막힘없이 매사가 순탄하게 굴러가는 것, 하루하루의 평범함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동행과 보살핌과 인도하심이 바로 은혜입니다.
그리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곧잘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몸 힘든 건 참고 견딜 수 있어도 마음고생은 정말 너무 힘들어서, 그저 마음만 평안하면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과 상황과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와도, 그것에 매이지 않고 그 영향력을 벗어나 평강을 누리며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주시는 하늘의 평화이며 천국의 보증입니다.
심령에 가득 넘쳐 흐르는 평화, 자유, 안정감으로 충만한 삶이 바로 평강입니다. 세상이 도저히 만들어 줄 수 없는 평안(요 14:27)이니 가장 좋은 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서는 더 근본적인 복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에 대한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시 73:28)
결국 우리들의 복은 소유가 아니라 친밀함으로부터 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얼마나 주셨는지를 계산하지 말고 오늘 하나님과 나의 거리는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합니다. 오늘도 하나님과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복을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자체가 우리에게 복이 되시고, 또한 그 하나님과 가까이함이 복임을 생각하며 하나님과의 거리를 가까이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은선 사관 (구세군숲속마을교회)
◇서은선 사관은 경기도 고양 구세군숲속마을교회에서 지역사회에 밑반찬 봉사와 무료나눔과 교회 주변 거리 청소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