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등 전통 기반의 국공립 공연장이나 서울문화재단 등은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흥겨운 무대를 준비한다. 무료 또는 저렴한 티켓 가격으로 가족이 함께 보기에 제격이다.
국립국악원은 매년 추석 당일에 서울 본원을 비롯해 부산, 남원, 진도 등 지역 분원에서 전통 무대를 준비한다. 서울에 있는 국립국악원 본원의 경우 6일 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전통 놀이와 음악, 그리고 민속춤으로 구성한 ‘휘영청 둥근 달’을 공연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무용단 외에 사단법인 향두계놀이 보존회, 줄타기 명인인 남해웅·남창동 부자가 출연한다.
서울남산국악당은 4일 젊은 국악 연주그룹인 사물놀이 한맥과 트리거가 출연하는 ‘한가위 야광명월’을 선보이고, 남산한옥마을은 5~7일 전통 공연과 놀이가 결합된 참여형 명절 축제 ‘추석놀이터’를 연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8~9일 국악 싱어송라이터 삼산과 해금, 타악,건반 연주자로 구성된 국악그룹 심풀의 공연을 보여준다.
서울문화재단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가을 공연예술 통합 브랜드 ‘서울어텀페스타’는 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오페라, 발레, 낭독극, 합창, 판소리 등으로 이뤄진 개막 공연을 준비했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하는 개막 공연에는 서울어린이취타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노블아트오페라단, 윤별발레컴퍼니, 이루다 블랙토, 배우 박정자, 소리꾼 유태평양과 김수인, 국악그룹 타고 등이 출연한다. 6~8일 서울광장 등에서 열리는 서울거리예술축제에서는 ‘아트레킹’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아트와 트레킹을 결합한 아트레킹은 청계광장부터 청계9가까지 총 5.2㎞에 달하는 청계천 물길을 따라 거리공연과 야외전시가 이어진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엔 뮤지컬도 빼놓을 수 없다. ‘맘마미아’(LG아트센터) ‘위키드’(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미세스 다웃파이어’(샤롯데씨어터) ‘마리 퀴리’(광림아트센터 BBCH홀) 등 연휴 기간 특별 할인을 제공하는 대극장 뮤지컬 5편을 골라봤다.
‘맘마미아’는 엄마 도나와 딸 소피 그리고 오랜 친구들과 옛 연인들의 이야기를 세계적인 인기그룹 아바(ABBA)의 노래로 엮어냈다. 국내에서 2004년 초연 이래 21년 동안 2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테디셀러다. 무려 1000회 이상 도나를 연기한 최정원과 힘 있는 가창으로 무대를 장악해 온 신영숙을 중심으로 중년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20~30대가 주 관객층인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드물게 40대가 예매 1위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위키드’는 고전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사악한 마녀로 알려진 초록 피부의 엘파바와 착한 마녀인 금발의 글린다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뤘다. 라이선스 공연이 아닌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12.4m의 거대한 용, 날아다니는 원숭이, 350여벌의 의상 등 정교하면서도 거대한 무대 메커니즘과 ‘디파잉 그래비티’ ‘파퓰러’ 등 귀에 쏙 꽂히는 넘버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이혼 후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버지 다니엘이 가정부 할머니로 변장해 다시 가족 곁으로 돌아오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국내에선 2022년 초연 당시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정성화가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초연 이후 3년 만인 올해 재연엔 배우 황정민과 정상훈도 참여한다.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차례 받은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에 상상력을 더한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최초로 뮤지컬 본고장인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올린 바 있다. 이번 공연은 마리 퀴리 역에 김소향, 옥주현, 박혜나, 김려원 등 네 배우가 4인4색의 매력을 뽐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