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삶의 고비 때마다 들은 말씀 “나는 선하다”

입력 2025-10-11 03:02
“여호와는 선하시니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고 그의 성실하심이 대대에 이르리로다.”(시 100:5)


내 삶의 여정에서 특별히 고비와 결단의 순간마다 하나님은 언제나 이 말씀을 내 마음에 새겨주셨다. 삼남매 중 가장 성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 의사가 된 작은 누나가 아이 셋을 남기고 갑작스레 모야모야병으로 쓰러져 의식조차 잃었을 때도 이 말씀이 들려왔다. 처음 병원에서 누나를 보았을 때 사람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혼자서는 손끝도 움직일 수 없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 없던 순간 하나님은 오직 한마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선하다.” 아주 작은 겨자씨만 한 믿음밖에 없는 나에게 그 음성은 설명 불가한 힘으로 다가왔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선하심에 위로받는 스스로가 오히려 놀라웠다.

1994년 미국 유학 시절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 유학생 수련회에서 고 김영길 총장님을 처음 뵈었다. 그때 성령께서 내 마음에 한동대에 대한 소원을 심어주셨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후 정말로 한동대 교수로 부름을 받았다. 단순히 제 능력만으로 되는 게 아닌 교수 자리에 지인 하나 없는 내가 임용된 건 분명 하나님의 역사였다.

그러나 막상 서울에 가족을 두고 홀로 포항으로 내려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자 마음이 흔들렸다. 결혼 후 단 한 번도 아내와 떨어져 살아본 적 없는 나는 겁나기 시작했다. 새벽에 아내를 깨워 “도저히 못 가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때도 하나님이 개입하셨다. 역시 아무런 설명 없이 단지 “나는 선하고 인자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울림을 경험한 나는 더는 망설이지 않고 순종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귀한 학생들과 교수님들을 만나 8년 동안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내 삶에는 아직 풀리지 않는 숙제가 많다.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반복되는 시험 앞에서 분노해 인간적인 방식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님은 결코 내 손을 놓지 않으신다. 깊이 파인 상처가 나를 괴롭혀도 하나님은 반드시 “나는 선하다”는 말씀으로 나를 일으키실 것이라 믿는다. 나의 믿음은 작고 연약하나 그것조차도 주님이 허락하신 은혜의 선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백한다. “여호와는 참으로 선하시니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약력>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한반도 평화연구원 부원장 △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내수동교회 안수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