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남해 작은 시골 마을에서 4년 동안 담임 목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남해는 마늘이 유명합니다. 해풍을 맞고 자란 마늘이라, 맛도 좋고 상품성이 좋습니다.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하루는 교회 앞마당에 있던 평상이 날아갈 정도로 비바람이 엄청나게 불었습니다. 너무 걱정됐습니다. ‘우리 집사님들 마늘 농사를 다 망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밤새 걱정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집사님들을 찾아뵙고 근심,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집사님, 어제 평상이 날아갈 정도로 비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농사 다 망친 거 아니에요? 제가 걱정돼서 밤새 잠도 못 잤어요!”
그러자 집사님들이 환하게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비바람 때문에 오히려 마을 맛이 더 좋아지겠습니다. 저희는 아주 잘 잤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제게 진짜 믿음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저는 눈앞에 보이는 거센 비바람에 밤새 근심하고 걱정했습니다. 반면 50년 이상 마늘 농사만 지어오신 우리 집사님들은 아주 편안하게 잠도 주무시고, 오히려 더 기뻐하고 고마워했습니다. 경험을 통한 믿음의 차이입니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주님을 말씀하십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크고 작은 어려움, 혹은 문제 앞에서 믿음의 창시자이시고,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계속 바라보고 믿음으로 붙잡는 사람은, 나와 함께하시는 예수님이 반드시 더 놀라운 열매를 맺게 하실 거라는 신뢰와 믿음으로 문제를 돌파하고 승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더욱 믿음이 굳건해져 갑니다. 반면 예수님을 바라보지 않고 어려움과 문제만 바라본다면 여전히 근심과 염려, 두려움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어도 하는 일이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안 믿는 사람인데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는데 건강한 사람이 있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안 하는 데도 건강한 사람이 있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믿음과 우리 삶의 어떠함에 상관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믿습니까.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믿습니다. “교회 다니면 잘 돼! 기도 열심히 해봐! 성공해! 합격할 거야!”
모든 것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의 최대 관심사는 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최대 관심사는 우리가 잘 되든, 안 되든, 실패했든, 성공했든, 잘살고 있든, 못 살고 있든, 하나님과 그저 하나님의 자녀로서 같이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이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라고, 그게 가장 좋은 거니까 말입니다. 우린 그것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매일 나와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오늘도 살아계신 예수님을 경험하고 살아간다면, 반드시 우리를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님 안에서 사랑과 기쁨과 평강과 감사가 넘쳐나는 삶을 살아가게 될 줄 믿습니다.
최성은 목사 (원웨이교회)
◇최성은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원웨이교회는 경기도 용인 기흥구에 있습니다. 교회는 2024년 12월 수지선한목자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입니다. 원웨이교회는 오직 유일한 길이요, 진리와 생명 되시는 예수님 한 분만 바라보고 예수님만 따라가는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