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미 기자의 Song Story] “걷고 말하고 숨 쉬는 모든 일상이 예배가 되길”

입력 2025-10-04 03:25
찬양사역자 문지헌씨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자작곡 ‘일상의 예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일 년에 한두 번 수련회에 참여한 후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한 경우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일상으로 돌아가면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찬양사역자 문지헌(24)씨의 ‘일상의 예배’는 삶에 지쳐 주저앉게 될 때 다시 한번 일어나자는 격려를 보내는 찬양입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문씨는 “‘일상의 예배’는 내가 먼저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는 다짐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가 ‘일상의 예배’보다 먼저 발매했던 찬양은 ‘매일 수련회처럼’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수련회 시즌이 끝나고 행복한 마음에 매일 같이 수련회와 같은 은혜를 누리자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 후 다니던 대학에 복학했는데 채플 시간에 전공수업 과제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매일 수련회처럼 살자고 외치던 제가 예배 시간에 딴짓하고 있었으니 너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내가 숨 쉬고 공부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상을 예배로 드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됐고요. 그래서 처절한 마음으로 쓰게 된 찬양이 ‘일상의 예배’입니다.”

“조금 서툴고 더디어도 주가 인도하시니/ 그 사랑 전하며 살아가는 삶 되길 바라네/ 당신이 진정 원하시는 것은/ 순간의 고백이 아닌 일상의 예배….” 가사처럼 비록 실패하고 넘어져도 다시 하나님을 의지하자는 응원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목회자 자녀인 문씨가 진로를 찬양사역자로 정한 것도 수련회와 연관이 컸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교회에서 찬양 인도를 꾸준히 했지만, 평생을 찬양사역자로 살지에 대해선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고2 때 수련회에서 친구들과 롤링페이퍼를 쓰는 자리에서 ‘지헌이는 찬양을 잘하니 꼭 사역자의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 무렵 찬양사역자 장종택 목사의 집회에 참석해 찬양의 힘을 알게 된 것도 또 다른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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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찬양 인도로 많은 사람이 같은 은혜를 느끼고 눈물바다가 되는 것을 보며 저도 이런 복음의 감동을 전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백석예대에 진학해 기독교 음악을 공부하는데 장 목사님이 SNS에 올리신 찬양 오디션 ‘CCMSTAR’ 공지를 보고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됐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선배에게 찬양사역자의 자세를 배운 것은 큰 축복과도 같았습니다. 문씨는 “당시 제가 나이도 어리고 역량도 부족해 무대에서 긴장을 참 많이 했는데 그 모습에도 은혜를 받았다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하나님은 실력자를 쓰시는 게 아니라 나 같이 연약한 사람도 들어 쓰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문씨는 현재 솔로 활동 외에도 인디밴드 ‘지예로움’과 예배팀 ‘로우워십’에서 활동하면서 찬양으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예로움은 지난 1일 새 앨범 ‘어떤 날’을 발표했고 로우워십은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일마다 저녁 예배를 드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여러 이유로 주일 아침과 낮에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모임입니다. 그는 약함이 강함이 된다는 믿음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찬양사역을 하겠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얼마 전 유럽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는데 그 기간 매일 찬양사역을 하고 숙소에 돌아오면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그런데 결국 연약함이 나의 자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나의 어두움을 숨기는 게 아니라 이를 드러내고 당당히 마주하면서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나의 약함으로 하나님을 더 밝게 비추는 찬양사역을 하고 싶어요.”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