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정성호 ‘임은정 경고’는 들끓는 檢에 자중 당부 이중포석?

입력 2025-10-01 02:10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29일 임은정 동부지검장에게 “정치적 중립성이나 업무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올 수 있는 언행에 유의하라”고 지적한 것을 두고 법무부·검찰 내부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설은 문자 그대로 임 지검장 개인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임 지검장이 지난 8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 고위 공직자 5명을 ‘검찰개혁 5적’으로 지칭한 발언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는 시각이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이례적이라기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 지검장은 어느새 권력자가 돼 버렸다”며 “평범한 검사장이 밖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고 SNS에 거침없이 글을 올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부장검사는 “정 장관이 임 지검장을 벼르고 있었다는 소문은 파다하다”며 “문제 되는 언행을 하나하나 수집해서 무게감을 눌러 담느라 늦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좀 더 흥미를 끄는 쪽은 소수설이다.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이 지난 26일 통과한 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가 들끓는 상황을 염두에 둔 메시지라는 것이다. 정 장관이 검찰 내부에도 자중을 당부하는 ‘이중포석’이라는 풀이다.

이에 대한 법무부의 공식 입장은 “있는 그대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한 법무부 관계자는 “공직자의 본분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임 지검장을 통해 검사들에게도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임 지검장만 콕 집은 것을 두고는 정 장관의 고뇌가 묻어난 장면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정 장관은 검찰개혁의 ‘균형추’ 역할을 작심한 상황”이라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순간 일을 그르친다는 것은 그가 제일 잘 안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