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성장한 CCM 4세대, Z세대 공감대 넓혀

입력 2025-10-01 03:03
왼쪽부터 찬양 사역자인 송정미 한기협 대표, 한웅재 목사, 가수 소향, 민호기 목사. 국민일보DB, 민 목사 제공

기존 찬송가를 현대적으로 편곡하거나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높은 조회 수를 올리는 워십팀의 등장으로 한국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1세대부터 뉴미디어 세대인 4세대까지 한국 CCM 역사를 세대별로 살펴보며 시대에 따라 달라진 CCM의 양상을 조명한다.

유은성 CCM 아티스트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CCM은 1970년대 정신여고 찬양팀에서 시작돼 1980년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사역자가 많아졌다”며 “하지만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음반 제작 시기와 유통 시작 시점, 미디어 데뷔 등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각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한국 CCM 1세대의 찬양사역자들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주로 교회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김석균 전용대 윤항기 등 찬양사역자들은 당시 대중매체의 한계로 인해 음반과 방송보다 현장에서 직접 찬양을 인도하며 성도들과 만났다.

2세대는 1980년대 중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본격 활동했다. 최덕신을 비롯해 송정미 강명식 김명식 김도현 등이 이 세대를 대표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극동방송 복음성가 경연대회를 통해 사역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찬양사역자 송정미 한국기독음악협회 대표는 “이 세대의 특징은 1세대 찬양을 들으며 사역 비전을 품고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저도 찬양사역을 위해 성악과에 진학한 첫 사례로 알려져 있고 김도현씨도 같은 이유로 교회음악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시기에는 팀 활동도 활발했다. 유 아티스트는 “주찬양 옹기장이선교단 예수전도단 등의 팀들이 찬양사역자를 배출하는 등용문 역할을 했다”며 “주찬양이나 옹기장이선교단에서 활동하다가 솔로로 독립한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3세대는 유은성 한웅재 소향 등으로 대표되는 세대로 2세대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 세대도 대회 출신이 많고 팀 활동 후 솔로로 독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듀오 CCM ‘소망의바다’에서 보컬을 맡은 민호기 목사는 “이 세대의 특징은 앨범 제작을 통해 노래를 발표하는 시스템이 확립됐다. 가요계와 CCM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사역자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4세대는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로 유튜브를 통해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윤영훈 성결대 문화선교학 교수는 이들에 대해 “교회에서 앞선 세대 음악을 부르며 자랐지만 이전 세대 사역자나 팀과는 직접 연관이 없고 족보가 없다. 그래서 신선한 시도들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유 아티스트는 4세대 워십팀이 Z세대에 호응을 얻는 이유로 뛰어난 영상미와 음악적 완성도, 또래라는 공감대, 음악이 주는 편안함을 꼽았다.

찬양을 둘러싼 인기는 유튜브 조회 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국민일보가 30일 입수한 세계교회성장연구원의 한국교회 유튜브 인기 콘텐츠를 살펴보면 교회별 조회 수 1~10위 콘텐츠 중 찬양이 1~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서울 한성교회 김윤진 전 간사의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라+하나님이시여’(1878만회) 2위는 서울 사랑의교회 할렐루야찬양대의 ‘송축해 내 영혼’(342만회) 3위는 서울 연세중앙교회의 주일 찬양(213만회)이었다. 김대학 세계교회성장연구원 본부장이 벅스뮤직의 CCM 주요 아티스트와 구글 인공지능이 추천한 국내 예배팀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유튜브의 톱 10위로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대부분 1000만회를 넘겼다.

4세대 찬양사역팀으로 분류되는 예람워십이 지난 7월 경남 양산 사송영락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는 모습. 예람워십 제공

주목할 점은 지방교회 찬양팀이 전국적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부산 동래중앙교회 청년부에서 시작된 예람워십(대표 전혁 목사)은 유튜브 구독자 36만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전혁 목사는 “익숙한 찬양을 현대적으로 편곡해 부르는데 익숙한 가락과 새로운 악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호기 목사는 K워십의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번안곡이나 해외 찬양이 중심이었지만 지금 Z세대는 위러브 예람워십 제이어스 등의 팀들이 만든 자작곡을 더 열심히 부른다”고 말했다.

김아영 손동준 이현성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