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수출 ‘대표선수’ 교체… 전기차·화장품 뜨고 TV 지고

입력 2025-10-01 00:51

지난 10년 새 한국의 소비재 수출의 ‘대표 선수’들이 대거 바뀌었다. 전통적인 ‘효자 품목’이었던 디젤 승용차나 TV는 지고 전기차와 화장품류, 식품 등이 신흥 수출 강자로 부상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최근 소비재 수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소비재 수출 상위 10위권에 전기차(2위), 식품(6위), 화장품류(7위), 중고차(9위) 등 품목이 이름을 올렸다. 이 4개 품목은 10년 전인 2014년에는 모두 10위권 밖이었다.


특히 전기차는 수출액이 2014년 1억4000만 달러에서 2024년 101억 달러로 10년 만에 약 70배 가까운 성장을 이루며 순위도 46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마스크팩이나 탈취제, 목욕용품 등을 포함한 화장품류 수출액도 같은 기간 6억 달러에서 32억 달러로 5배 이상 늘었고, 식품 수출은 11억 달러에서 33억 달러로 3배 성장했다. 공통적으로 ‘K-콘텐츠’와 결합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품목들이다. 중고차(가솔린) 수출도 2014년 6억 달러에서 지난해 29억 달러로 약 5배 늘며 새로운 주력 수출 품목으로 떠올랐다.

이에 비해 10년 전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디젤차의 경우 2014년 56억4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7억6300만 달러로 수출액이 3분의 1 토막나면서 2위에서 11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의 소비재 중 꾸준히 최대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가솔린 승용차(신차) 수출 비중도 2014년 50.0%에서 지난해 39.2%로 10.8% 포인트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동차가 수출 소비재 1위 품목이지만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와 친환경차 수요 확대로 가솔린·디젤차 수요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4년 소비재 수출 7위였던 TV는 지난해 77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대(對)미국 소비재 수출액은 387억3000만 달러로 한국의 전체 소비재 수출액의 39.1%(1위)를 차지했다. 10년 전 26.5%에서 12.6%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소비재 수출에 있어 미국 의존도가 더 커진 탓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인한 충격도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위인 중국으로의 소비재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8.3%에서 6.7%로 1.6% 포인트 하락했다. 주력 수출품인 스마트폰, 하이브리드차 등 일부 품목은 관세청 신성질별 분류에 따라 자본재(생산 활동에 투입되는 재화)로 분류됨에 따라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대한상의 측은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