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 디아타소(마련하다 정리하다 명령하다 주문하다)는 타소(임명하다 정하다 두다)에 디아(~을 관통해, 철저히, ~를 말미암아, ~동안)를 붙여 강조한 단어입니다. 우리말 신약성서에서 “예수님이 열두 제자에게 지시하기를”(마 11:1, 이하 새한글성경) “모세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지시하신 대로”(행 7:44) “병사들은 지시받은 것에 따라서”(행 23:31) “교회들에게 내가 지시한 대로”(고전 16:1) “내가 직접 자네에게 명령한 대로 말일세”(딛 1:5) 등에 쓰였습니다.
영어 성경은 디아타소를 커맨드(command·명령하다 지시하다) 또는 오더(order·명령하다 주문하다)로 번역했습니다.
“그대들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보살피는 종이 있다고 합시다. 그 종이 들에서 돌아올 때, 누가 그에게 ‘어서 이리 와서 기대앉아 먹어라!’ 하고 말하겠어요? 도리어 그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겠어요? ‘내가 먹을 것을 장만해라. 그리고 내가 다 먹고 마실 때까지 허리를 동여매고 나를 섬겨라. 그러고 나서 너도 먹고 마셔라.’ 그 종이 지시받은 일들을 했다고 해서 그 종에게 고마워할까요? 그대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대들이 지시받은 일들을 다 했을 때, 이렇게 말하세요.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눅 17:7~10)
우리도 지시받은 대로 따를 뿐입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