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美 비판, 협상 레버리지 안돼… 오버플레이 말아야”

입력 2025-09-29 18:51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방한 일정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대미 관세협상 교착상태에서 나오는 정치권의 대미 비토 발언에 대해 “협상에 레버리지가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또 대미 협상 과정을 두고는 “상당히 첨예하게 진행되기에 가용한 여러 카드를 운용하더라도 ‘오버 플레이’하지 않아야 한다”며 협상을 둘러싼 여러 극단적 주장을 배척했다.

위 실장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관련 간담회에서 “현재 정치권과 민간단체 등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협상의 레버리지가 된다고 꼭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조지아주 한인 근로자 구금사태를 언급하며 “국민감정도 있고, 여러 주문도 나오고 있지만 감정 위주로 문제를 다뤄나가선 안 된다”며 “감정 위주로 다루면 쉬운 건 받아내기 쉽겠지만 타깃을 높게 잡는 상황에선 오버 플레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문제와 관련해선 “현금으로 내는 건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미국에)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를 비자제도 개선이나 원자력협정 등과 연결짓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비자 문제는 투자와 직접 연결된 것이 아니고, 원자력협정은 안보 패키지에서 논의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불(up front)”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발신한 메시지를 다 소화하고 나온 말인지, 그렇지 않고 나온 말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대통령 주변에 동맹파가 너무 많다”고 언급한 데 대해 “나는 무슨 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적의 국익이 무엇인지 제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도 (대통령실) 안에서 아주 강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엔드(END·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에 대해선 “비핵화 목표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여기에 대해 비판과 논란이 있는 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8월 방일에 대한 일본 총리의 답방으로, 셔틀외교 복원이 정착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일본 총리가 서울 외 지역에 방한해 양자회담을 하는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제주 방문 이후 21년 만이다. 일본 측의 과거사 메시지 가능성에 대해 위 실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예솔 이동환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