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몽골 현지에서 한국산 품종으로 벼를 생산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몽골에서 쌀 수확이 가능한 벼 생산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몽골센터는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서남쪽으로 1800㎞ 떨어진 홉드도 볼강군에서 실시한 벼 재배 실증 사업이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센터는 3500㎡ 규모 부지에서 실시한 2년차 실증 결과 수확 가능한 수준의 벼를 생산해냈다고 설명했다. ㏊당 5t가량의 쌀을 수확할 수 있다.
몽골은 기온이 낮아 벼가 생육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짧다. 토양 역시 벼 재배에 부적합한 약산성 또는 중성이 아닌 알칼리성이다. 그러다보니 몽골 정부가 1980년대부터 40여년간 시도해 온 벼 재배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었다. 농촌진흥청은 한국의 농업 기술과 품종을 활용해 단점을 극복했다. 토양을 중성으로 바꾸는 작업 이후 4개 품종을 실증해 본 결과 추위에 강한 ‘진부올벼’ 품종이 살아남았다.
이번 성공으로 한국산 벼 품종이 몽골 현지에 자리를 잡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기와 밀이 주식이었던 몽골은 최근 들어 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몽골 내 쌀 수입량은 4만9536t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몽골 정부는 쌀을 포함한 19개 품목의 자급자족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번 실증 역시 해당 사업의 일환이다. 잠발체렌 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 차관은 “재배에 성공한 진부올벼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센터 관계자는 “한국 농기계 등의 수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