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 ‘보스’가 추석 흥행 대결에 도전장을 내민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박스오피스를 선점한 가운데 추석 시즌(3일) 유일하게 개봉하는 한국 상업영화다. ‘발신제한’(2021) 이후 두 번째 주연을 맡은 배우 조우진(46·사진)은 적잖은 부담감을 안고 있는 듯했다.
한 달 가까이 ‘열혈’ 홍보 중인 조우진을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예능 방송과 유튜브 출연으로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1번 주연’이어서가 아니라, 그저 출연 배우로서 작품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지나고 후회하기 싫어 지금 더 열심히 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출세작 ‘내부자들’(2015)에서 호흡 맞췄던 이병헌의 ‘어쩔수가없다’와 추석 흥행 경쟁을 펼치게 된 데 대해선 “훌륭한 대작과 같은 시기에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얼어붙은 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조우진은 ‘보스’에서 아내와 딸을 둔 가장의 역할과 조직원으로서의 의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태 역을 맡았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순태는 조직에서 나와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지만, 절친한 강표(정경호)·판호(박지환)와 차기 보스 후보에 오르며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다룬 전작 ‘하얼빈’(2024)을 찍으며 심적으로 지쳤던 상황에 ‘보스’ 출연 제안을 받아 더 반가웠다. 그는 “‘보스’를 찍으면서 몸과 마음이 회복됐다. 웅크리고 인상 쓰고 한숨 쉬고 있다가, 비로소 웃게 되면서 행복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조우진은 “‘보스’는 성룡, 주성치가 떠오르는 추억 어린 액션과 레트로 감성이 곳곳에 담긴 영화다. 관객들도 극장에 오셔서 웃고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받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부자들’ 이후 영화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조우진은 매년 세 작품 이상 꾸준히 선보여 왔다. 그는 “원대한 꿈은 꾸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일을 구김 없이 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