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상민 전 검사 등 주요 구속 피의자들을 추석 연휴 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29일 이 전 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신씨가 민간인 신분인데도 1호기에 탑승하고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관용 여권을 발급받은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씨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의 차녀다.
특검은 신씨가 대표로 있던 자생바이오를 매개로 90억원대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자생바이오는 2020년부터 약 2년간 신씨의 가족회사인 제이에스디원으로부터 90억원을 장기 대여받았다. 이후 자생바이오가 청산되면서 제이에스디원은 빌려준 90억원을 회계 장부에서 제거했는데 해당 자금이 신씨 일가의 비자금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신씨 부부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는 오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일부 자금이 윤 전 대통령 측에 건네진 게 아닌지 확인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 기간에 90억원 중 60억원이 집중적으로 대여된 점, 신씨가 모친과 함께 2021년 대선 예비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에게 2000만원을 후원한 점 등을 토대로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자생한방병원 측이 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제공한 경위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날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 A씨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A씨는 김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A씨가 양측을 연결해 준 게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브로커 김모씨를 불러 공천개입 의혹 조사를 진행했다. 윤석열정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권 의원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한 총재는 구속의 적법성을 심사해달라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특검은 추석 연휴 전 권 의원과 김 전 검사 등을 기소할 방침이다. 권 의원과 김 전 검사, 양평고속도로 종점안 변경 당시 국토부 김모 서기관 등의 법정 구속기간(20일)은 추석 연휴인 10월 4~7일 만료된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