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예배 ‘K워십’의 힘… 1020 신앙 회복 핵심 열쇠로

입력 2025-09-30 03:01
한국교회가 직면한 다음세대 이탈 위기 속에서 K워십(K-Worship)이 과연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찬양이 이끄는 Z세대 신앙 회복의 현장을 조명하는 한편 대안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조명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찬양 중심 예배문화인 ‘K워십’이 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워십은 설교 중심의 전통적인 예배에서 벗어나 역동적인 찬양을 통해 신앙을 체험하는 새 문화를 의미한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에게 이런 찬양문화는 신앙 회복의 핵심 통로로 자리 잡고 있다.

“여러분 점프 타이밍 어디인지 아셨죠. 우리 주님 앞에서 마음껏 찬양합시다.”

지난 19일 저녁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금요 성령집회’가 열린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김다위 목사) 본당은 금세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워십팀 ‘제이어스(Jesus with us)’의 인도자가 CCM ‘언제나 주만’을 부르기 시작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두 손을 높이 들고 제자리에서 뛰었다. ‘여기 계신 주’ ‘주 사랑해’ ‘킵 온 파이팅(Keep on Fighting)’ 등의 찬양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청소년·청년뿐 아니라 장년 성도들도 참여해 은혜의 향연을 누렸다. 저녁 8시에 시작한 집회는 찬양과 말씀, 기도가 각각 1시간씩 이어지며 11시까지 계속됐다.

에스겔 47장을 인용해 설교한 김다위 목사는 “(찬양을 통해 신앙을 회복하는) 여러분을 통해 주님을 모르는 영혼들이 돌아오고 여러분이 속한 학교와 일터 가정 등이 살아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지난 6월에도 워십팀 ‘아이자야씩스티원’을 금요 성령집회에 초청한 데 이어 계속해서 찬양 집회를 기획하고 있다. 김 목사는 “찬양이 세대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팬데믹을 겪으며 예배가 낯설어진 세대에게 찬양이 신앙 회복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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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은 설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기독청년문화재단(한기청)이 지난해 2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는 기독 청년들의 문화 콘텐츠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이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는 유튜브(47%)였으며 그 뒤를 예배 실황·오프라인 집회(33%)가 이었다.

예배 실황·오프라인 집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다음세대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예배와 찬양 집회 등에 적극 참여하는 걸 보여준다. 한기청 조사결과 기독 청년이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 중 찬양(56%)도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국 다음세대 예배 회복을 견인하는 데 찬양이 대안으로 꼽힌다. 이는 전통적인 교회학교 교육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현실도 보여준다.

김포고등학교 3학년 한지예(18)양은 지난해부터 학교 내 기도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시작했던 모임이 온라인 수업으로 중단됐지만 2023년 한 살 위 선배가 다시 시작했다.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모임에 참여했고 2학년 때는 리더도 맡았다.

지예양은 “아이자야씩스티원이 찬양 인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를 찬양 집회에 초청하기가 훨씬 쉬워졌다”며 “우리 세대에게 워낙 유명한 팀이다 보니 ‘아이자야래?’라면서 따라온 친구도 많고 집회 후 찬양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를 겪으며 예배가 낯설어지고 교회에서 위축된 경험이 있었지만 찬양 집회를 통해 다시 뜨겁게 예배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찬양을 통해 신앙 공동체를 경험하는 흐름은 10·20대에서 두드러진다. 윤영훈 성결대 문화선교학과 교수는 “이들 젊은 세대에는 함께 모여 경험하는 게 결국 중요한 문화적 코드가 된다”며 “CCM 콘서트나 페스티벌처럼 찬양을 중심으로 한 집단 체험과 이를 통한 신앙 성숙이 교회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예배는 설교를 듣고 교리를 배우는 ‘강단 중심’ 구조였다”면서 “지금 세대는 찬양과 참여를 통해 신앙을 체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회중 중심’ 예배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성남=김아영 손동준 이현성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