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콤비’ 서승재-김원호(삼성생명·세계랭킹 1위) 조가 한국 팬들 앞에서 올 시즌 8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년 만에 코리아오픈 정상 탈환을 노렸던 안세영(삼성생명·1위)은 결승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서승재-김원호는 28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결승에서 파자르 알피안-무하마드 쇼히불 피크리(인도네시아·76위)를 2대 0(21-16 23-21)으로 꺾었다. 올 시즌 8번째 우승이다. 이들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을 시작으로 독일·전영·인도네시아·일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파리 세계 선수권과 중국 마스터스까지 제패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날 경기는 예상외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1게임 초반 연달아 실수를 범한 이들은 8-9 상황에서 3연속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온 뒤 게임을 따냈다. 2게임에선 한때 3점 차로 끌려갔으나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듀스 접전 끝에 승부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는 마지막 득점이 터지자 라켓을 위로 던지며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환호하는 팬들에게 셔틀콕을 던져주며 화답했다.
이들은 “재결합 후 처음으로 한국 팬들 앞에 선 대회였는데, 우승하게 돼 영광”이라며 “왕조라는 평가가 있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더욱 발전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은 2년 만에 돌아온 안방 무대에서 우승 직전 고개를 숙였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4위)에 0대 2(18-21 13-21)로 무릎을 꿇었다.
안세영은 경기 내내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2경기 중간엔 힘에 부치는 듯 라켓으로 몸을 지탱하기도 했다. 2022년과 2023년 코리아오픈 2연패를 달성했던 그는 왕좌 복귀를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안세영은 “경기 내내 야마구치에게 끌려다녔다.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힘들기도 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홈에서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한국 팬들께 감사하다. 올해 남은 대회에선 모두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복식에선 김혜정(삼성생명)-공희용(전북은행) 조가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개 종목 중 두 종목을 석권했다.
수원=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