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야한다” 장외투쟁 계속하는 국힘

입력 2025-09-29 00:04
국민의힘이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인근에서 개최한 2차 장외 집회 ‘사법파괴·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이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국민의힘이 당내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빗속 2차 장외 집회를 강행했다. 원내와 장외로 화력이 분산되고, ‘윤 어게인’ 재집결 등 일부 부작용이 있더라도 당력을 총집결해 대여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명분이 대세를 이뤘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26일 인천광역시당 당직자 워크숍에서 회의론자를 향해 “지금 갯벌에서 바지락만 캐도 되는데 왜 꽂게 잡으러 가냐고 말씀하실 거면 바지락을 캐시라. 어디에서 뭐라도 하셔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대구에 이어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인근에서 2차 장외 집회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중도층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이재명정부 실정을 알리는 대국민 여론전 선점에 나선 것이다. 장외 집회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는 지도부의 판단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규탄대회에는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 약 70명이 참석했다. 먼저 연단에 오른 송 원내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 압박, 정부조직법 강행 처리,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 이슈를 거론하며 “명백한 사법부 말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독일의 히틀러도 수권법과 대법원 장악으로 총통이 됐고 남미의 베네수엘라도 대법원이 무너지면서 독재가 시작됐다”며 “대한민국도 사법부 독립이 무너지는 순간 그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의 마지막 방패”라며 보수 결집을 호소했다. 장 대표는 “두려운 것은 우리의 무관심과 침묵”이라며 “침묵을 깨고 일어서서 죽기를 각오하고 나가 싸우자.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오자”고 소리쳤다.

집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장외 집회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당력을 총동원해 국민께 알리지 않으면 언제 또 기회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역구마다 고충이 있겠지만 새 지도부 출범 기조에 맞춰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대구 집회와 비교해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중간중간 윤석열 전 대통령 현수막도 보였지만 대구 집회보다는 수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또 최고위원 전부가 단상에 올라 연설을 했던 것과 다르게 지도부만 발언했다. 한 의원은 “이번 집회에서는 발언자가 줄어 대표 메시지에 집중하고 당원들의 집중력도 올라간 것 같다”며 “돌발 발언 리스크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