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교체 권고 무시했나…’ 불 낸 배터리 사용 연한 1년 넘겼다

입력 2025-09-28 18:46 수정 2025-09-29 00:10
28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위해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의 원인이 된 무정전·전원 장치(UPS) 리튬이온 배터리의 사용 권장 연한이 1년 이상 지난 사실이 드러났다.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BMS)을 설계한 LG CNS는 지난해 6월 배터리 교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에 나섰다.

28일 행정안전부와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54V 리튬이온 배터리를 2012~2013년 생산했다. UPS 제조업체가 해당 배터리와 LG CNS의 BMS에 UPS를 장착해 2014년 8월 정부에 납품했다.

문제는 해당 배터리의 사용 권장 연한이 10년이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권장 연한이 도래했다. LG CNS는 지난해 6월 안전 점검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고 국정자원에 설비 교체를 권고했다는 입장이다. 국정자원은 교체 권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6월 배터리 정기 검사에서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정자원은 정부·공공기관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이 집결된 곳이다.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8시20분쯤 본원 건물 5층 7-1 전산실에서 발생했다. 작업자가 UPS 배터리를 지하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폭발했다. 배터리와 주요 정보를 담은 서버의 간격은 약 60㎝에 불과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22시간 만인 전날 오후 6시쯤 완전 진압에 성공했다. 화재로 전소된 배터리 384개도 현장에서 모두 반출했다.

수사 당국은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대전경찰청은 이날 20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소방 당국, 국과수와 두 번째 합동 감식에 나섰다. 이를 통해 UPS 배터리가 폭발한 이유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화재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장비 보호를 위해 임시로 중단시킨 551개 행정 시스템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로 직접 피해를 본 7-1 전산실의 96개 시스템에 대한 복구는 장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7-1 전산실은 국민신문고, 법령정보센터, 온나라시스템 등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96개 시스템을 국정자원 대구 분원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물리적 손상 때문에 국정자원 내 가용 자원을 활용해 이전 및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소된 환경에서의 복구보다는 재설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