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선 40도 육박하는 폭염과 시간당 100㎜ 이상 폭우 같은 위험기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상기후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협으로 평가된다. 이에 주요 선진국과 빅테크 기업은 기상 예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상청은 2029년까지 ‘기상판 챗GPT’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혜숙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AI기상연구과장은 지난 24일 제주 서귀포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열린 AI 초단기예측 시범프로젝트(AINPP) 워크숍에서 “기후위기 때문에 날마다 접하는 날씨 패턴이 변하고 있다”며 “위험이 발생했을 때 사람을 대피시키는 등에 필요한 최소 시간인 6시간까지 예고할 수 있는 초단기 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 주관으로 2023년 시작된 AINPP는 초단기예보시스템을 전 세계에 AI를 통해 쉽게 보급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의 기상 당국 관계자들과 엔비디아, 구글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AINPP 워크숍은 서귀포에서 지난 22~26일 열렸다.
한국은 국립기상과학원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인 AI 기반 초단기 강수예측모델 ‘나우알파’가 꼽힌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예측 정확도를 더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선 엔비디아의 비디오 생성형 AI 모델인 ‘코스모스’를 접목해 예측률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또 습도나 온도 같은 추가적인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29년까지 초단기·중기부터 기후예측까지 가능한 AI 파운데이션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오픈AI의 GPT와 같이 대규모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범용 AI 모델을 뜻한다.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기상·기후는 일반 국민의 재산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독립된 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기술력으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귀포=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