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저염·저단백식은 콩팥 회복에 방해

입력 2025-09-30 00:09

콩팥이 나빠진 사람들은 콩팥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저염식, 저단백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콩팥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염, 고단백식 역시 콩팥 회복에 도움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장혜련·전준석·이경호 교수팀은 허혈성 급성 신손상 후 회복기 식이 조절과 회복의 연관성을 동물·세포모델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급성 신손상 환자들은 회복기에도 염분과 단백질 등을 지나치게 제한하기 십상”이라면서 “이런 경우 정말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쪽 또는 양쪽 콩팥이 손상된 생쥐모델을 이용해 고염식과 저염식, 고단백식과 저단백식, 고지방식과 저지방식 등 다양한 식이 요법이 회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적 인식과 달리 저염·저단백·저지방 식단이 콩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었다. 양쪽 콩팥 손상 생쥐에게 저염·저단백·저지방식을 공급했을 때 ‘TGF-베타’ 같은 신호물질이 과활성화돼 손상된 콩팥의 섬유화(딱딱해짐)를 부추겼고 염증을 유발하기 쉬운 상태로 바뀌었다. 그만큼 콩팥 회복이 더뎌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고염·고단백 식이도 답은 아니었다. 세포실험에서 고염·고단백 식단에 노출될 경우 콩팥 세포의 증식 억제가 확인됐다. 특히 고염식을 섭취한 군은 신세관 손상이 심각했고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혜련 교수는 29일 “막연한 방법보다 회복기 콩팥 기능 상태에 맞게 세밀하게 설계된 맞춤형 영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Frontiers in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