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환금융으로 기후위기 극복”

입력 2025-09-25 19:06
이한형 기자

이형주(사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25일 ‘2025 국민금융포럼’ 주제발표자로 나서서 “기후위기는 사기가 아니고 극복해야 하는 위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다가오는 미래가 아니라 이미 다가온 현실”이라면서 금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한국형 전환금융 도입, 금융배출량 플랫폼 구축 등 과제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위원은 금융 당국이 기후금융 실천을 위해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3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전환금융 도입’을 1순위로 꼽았다. 전환금융이란 엄격한 의미의 녹색금융에는 미치지 못해도 탄소중립에 기여하거나 감축 목표를 수립한다면 자금을 조달하는 유연한 기후금융 정책을 뜻한다.

국가경제 상당 부분을 탄소집약도가 높은 산업에 의존하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한 정책이다. 이 상임위원은 “의욕만 앞서 금융기관들에 ‘엄격하게 녹색금융을 구현하라’고 하다가는 기존 산업구조를 크게 저해할 수 있다”면서 “제조업 기반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탄소 저감을 실천하려는 고민을 담은 정책이 전환금융”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과제는 금융배출량 플랫폼 구축이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대출·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의 양이다. 이 상임위원은 “이를 공시함으로써 금융이 (기후 대응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나아가 경제주체들의 행동양식을 개선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배출량을 실제로 산정·비교할 인프라는 아직 충분치 않다. 기후 공시를 이행할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중소 금융사의 존재 역시 정책 차원의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키우는 요소다. 이 상임위원은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구축해 표준 산정체계나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는 것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분류체계 부합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녹색금융 전문인력’ 양성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