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인의 유엔총회 연설 때 발생한 기기 고장과 돌발 상황을 ‘사보타주’(고의적 방해 행위)라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어제 유엔에서 정말 불명예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한두 건이 아닌 3건의 사악한 사건이었다”며 에스컬레이터 급정지와 텔레프롬프터(자막기) 먹통, 연설 직후 음향 송출 차단 사고를 열거했다.
트럼프는 “에스컬레이터가 끼익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멈춰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면 멜라니아와 다칠 뻔했다”면서 “영국 더타임스가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끄는 것에 대한 농담을 했다’고 보도한 것처럼 이는 명백한 방해 공작이며 관련자들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세계 시청자와 주요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섰는데 자막기가 작동하지 않아 15분간 자막기 없이 연설을 해야 했으며, 연설이 끝난 뒤엔 음향이 완전히 꺼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는 우연이 아닌 유엔의 삼중 방해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밀경호국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이번 해프닝은 백악관 직원들의 탓이 크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AP에 따르면 연설 당시 자막기는 백악관 직원들이 직접 작동시키고 있었다. 또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트럼프보다 먼저 위쪽으로 올라가 있던 미국 대표단 소속 영상 촬영 담당자가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운행정지 장치를 작동시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춘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