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정부조직 개악 4법 저지를 위해 국민께 부당성을 알리겠다”며 정부·여당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장외집회 투 트랙 전술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여론전을 편다는 방침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5일 대전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검찰과 기획재정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에 기반을 둔 졸속적인 조직 개악”이라며 “다분히 감정적인 분풀이 보복성 개편”이라고 비판했다. 또 검찰청 폐지에 대해 “서민, 약자를 괴롭히는 민생범죄 수사와 재판이 한없이 지연될 것”이라며 “수사와 기소를 나누자는 원론적 얘기만 있을 뿐 중수청과 공소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총에서도 “형사사법체계 전반을 손봐야 하는데 이렇게 졸속으로 개편한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느냐”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신설에 대해선 “집권세력 입맛에 맞는 정치적 포퓰리즘 예산 편성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설치법을 두고는 “이진숙 한 사람을 내쫓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없앴다가 조직 이름을 바꿔 새로 설치한다는 것은 만행”이라며 “위인설관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위인폐관은 사상 초유”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국가 운영의 뼈대를 흔드는 법안이 불과 열흘 만에 여당에 의해 일방 처리되고, 국민 삶에 직접적 피해를 끼친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제한 필리버스터가 ‘민생 발목잡기’라는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이 ‘진짜 국민의힘이 왜 저러나’ 하고 비판하시더라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 행태에 한 번이라도 눈길이 가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24시간마다 본회의장에 와야 하는 민주당 의원이 더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말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당력이 분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장외투쟁이나 필리버스터는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인데, 너무 쉽게 꺼내 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