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 있는 임하다목적댐공원 수면에는 거대한 무궁화 꽃 형상이 떠 있다. 8만2188장의 태양광 패널로 만든 15개의 무궁화 꽃 무리 한가운데에는 태양광 패널 5292장으로 만든 태극기 모양이 보인다. 친환경 수상태양광 발전소에 안동을 상징하는 무궁화와 태극기를 접목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다목적댐공원에서 47㎿ 규모의 임하댐 수상 태양광 집적화 단지 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준공식에선 임하댐 수면에 설치된 무궁화와 태극기 모양의 태양광패널이 장관을 이뤘다. 안동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한 이 사업은 지난 7월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연간 6만1670㎿h의 전력을 생산해 안동시 전체 가구의 약 25%인 2만 가구에 공급한다. 환경부는 연간 약 2만80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한다.
임하수상태양광은 그간 재생에너지 확산을 어렵게 했던 주민 수용성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자원공사와 안동시의 주민 소통 노력 결과 임하수상태양광은 2021년 말 국내 1호 ‘집적화단지’로 지정됐다.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에 선정되려면 계획 수립 단계부터 지역 주민, 어민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집적화단지에 선정되면 정부는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고, 사업자는 이 수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한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에는 지역 마을법인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약 2700세대 주민들은 약 20년간 연평균 약 40만원의 ‘햇빛연금’을 현금 또는 현물로 받는다.
전력망 부족 문제는 교차 송전으로 해결했다. 원래 임하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지난 6월 준공 예정이던 동해안-수도권 송전망에 연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송전망 완공 일정이 2030년 12월로 미뤄지면서 임하수상태양광의 상업운전은 지연 위기를 맞았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기존 임하댐 수력발전이 사용하던 50㎿ 규모의 송전 선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낮에는 수상태양광에서 생산한 전력을, 밤에는 수력발전을 해 송전하기로 한 것이다. 상업운전 시작 시점을 신규 송전선로 접속 시기보다 5년 앞당김으로써 안동시 2만 가구가 5년간 쓸 수 있는 재생에너지 308GWh를 발전 대기 상태에 머무르지 않도록 했다.
수상태양광은 잠재력이 큰 에너지원이다. 현재 가동 중인 규모가 106㎿이고, 향후 약 6.5GW의 추가 개발을 검토 중이다. 검토 중인 물량이 모두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서울~부산을 승용차로 3700만회 왕복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3900만t을 감축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에너지 전환을 주민 수익으로 연결해 수용성을 높이고, 교차 송전을 도입해 전력계통 부족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며 “RE100 달성을 위한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