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실천으로 이어질 때 예배가 완성되는 것”

입력 2025-09-26 03:03
안덕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가 25일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Z세대와 예배-본질을 회복하고 세상과 소통하라’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예배는 삶에서 구현돼야 한다. 예배당 문을 나서자마자 예배의 감격을 잊는다면 예배가 아니라 공연에 가깝다. 공연이 아닌 예배로 승화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됐다. 안덕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예배학 교수는 25일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에서 열린 제2회 예배찬양학술대회에서 “파송과 축도에 ‘이번 주간 함께 실천할 한 가지’를 선포하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주중의 삶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예배의 본질은 하나님의 말씀(계시)에 대한 회중의 응답”이라며 “말씀을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응답이 삶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예배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다 준행하리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처럼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공동체가 응답하는 구조가 성경 전반에 나타난다. 안 교수는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말한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우리는 찬양과 기도, 결단으로 답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예배는 언제나 하나님이 시작하신 일에 대한 공동체의 반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오늘날 예배는 종종 공연처럼 소비되고 말씀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예배에서 드린 고백이 일상에서 행동으로 번역되지 못하면 말과 삶이 어긋나고 신앙 형성도 약해진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예배당 안에서의 변화를 제안했다. 침묵과 참회기도를 포함해 하나님 앞에서 경외를 경험하도록 하고, 정의 화해 환대를 위한 공동 기도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기도 성경봉독 중보기도 등을 다양한 회중이 맡아 참여를 확대하고 강단을 낮추거나 좌석을 반원형으로 재배치하는 공간 변화도 권했다. 그는 “미세한 조정으로도 ‘함께 예배드린다’는 감각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통적 예배냐 현대식 예배냐에 대해선 “본질이 아닌 비본질의 문제”라고 했다. 안 교수는 “전통의 깊이를 배우되 현대의 문화 친화성과 환대를 외면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결합하는 ‘블렌디드 예배’를 지향해야 한다”고 전했다. 블렌디드 예배는 전통의 상징성과 깊이에 현대 문화의 친근함과 참여성을 더해 세대와 문화의 틈새를 좁히는 방식을 의미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Z세대에겐 온라인과 현장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는 “온라인을 단순한 대체재로 보지 말고 공동체가 연결되는 또 다른 장으로 보고 활용해야 한다”며 “현장 예배는 여전히 공동체성을 경험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소그룹과 교제를 통해 의미를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예배사역자연합(리더 백낙웅 선교사)이 주최했다. 백낙웅 선교사는 “단순히 새로운 경향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예배의 본질을 굳건히 하면서도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실제적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