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LG 이지(Easy) TV’를 출시한다. TV 조작을 간편하게 하고 스마트 TV 기능에 손쉽게 접근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1000만명을 넘어선 65세 이상의 노령층 시장을 창출해 TV 부문 침체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 이지 TV 출시를 알렸다. 이 제품은 말 그대로 ‘쉬운’ 사용에 초점을 맞췄다. 서비스센터로 접수된 노인 고객의 TV 관련 문의 중 73%가 단순 TV 조작 어려움 관련 내용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은 “예전보다 어려워진 TV를 다시 쉽게 쓰면서 스마트 TV의 장점을 누리고 싶은 시니어가 1차 타깃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홈 화면을 단순화하고 영상통화, 복약 알림 기능 등 소프트웨어를 맞춤형으로 개발했다. 홈 화면은 시니어 특화 기능 5개와 즐겨 찾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중심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치매 예방 게임, 노래방, 오목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담겼다.
이지 TV에는 LG전자가 카카오와 협업해 제작한 ‘LG 버디’ 기능도 탑재된다. 이를 통해 기본 장착된 카메라로 카카오톡 계정이 연결된 가족에게 영상통화를 걸거나 사진·영상을 전송할 수 있으며 자녀가 원격으로 TV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리모컨도 시니어 맞춤으로 개발했다. 버튼 크기는 27%, 글씨는 35% 키워 시인성을 확보했다. 또 리모컨에 백라이트를 적용해 어두운 방안에서도 잘 읽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상단에 별도의 ‘헬프’ 버튼도 추가해 실수로 원치 않는 기능이 작동했을 때 이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직전에 보고 있던 방송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세 번 연속으로 누르면 위급 상황에 가족에게 도움 요청 메시지를 전송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국내 출하가는 65형이 276만9000원, 75형이 386만9000원이다. LG전자는 높은 가격이 심리적 저항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가격을 더 낮추는 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 시청자 특성상 크고 선명한 화면과 음질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가격 인하에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시니어 시장 공략으로 부진한 TV 사업 실적 반전도 모색하고 있다. 박형세 MS사업본부장(사장)은 “시니어 고객과 가족들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TV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