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대통령 공약’ 치의학연구원 막판 유치 경쟁 사활

입력 2025-09-29 02:06
김석필(왼쪽에서 두 번째) 천안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22일 천안시청에서 충남도, 단국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치의학 및 의료산업 발전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김태흠(왼쪽에서 세 번째) 충남지사와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 등이 지난 23일 충남도청에서 ‘중부권 치의학 및 의료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는 모습이다. 천안시와 충남도는 주변 충북, 강원 지자체들을 비롯해 기업 학계 등과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립 치의학연구원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충남 천안시가 충남도와 함께 국립 치의학연구원을 유치하기 위해 전방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은 20·21대 대통령 지역공약이었던 만큼 천안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지만 다른 지자체들이 공모 방식을 주장하며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에 뛰어든 다른 지자체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만들고 충북, 강원 치의학계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막판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교통 요충지, 연구·임상·산업화 강점

천안은 판교테크노밸리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세종정부청사,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바이오 메가클러스터의 중앙에 있으며, KTX와 SRT, 수도권 지하철을 비롯한 5개의 고속도로가 연결돼 있는 교통 요충지다. 국가 바이오·의료 혁신 인프라 전반이 1시간대로 연결돼 있어 국립치의학연구원의 파급 효과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인구와 인재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뚜렷하다. 천안 인구 70만여명 가운데 청년인구는 7월 말 기준 19만 7653명으로 약 30%를 차지한다. 평균연령은 42.4세, 전국 평균연령인 45.7세보다 낮아 젊은 인재 수급면에서 용이하다.

또 12개 대학이 몰려 있어 매년 수만 명의 청년 인재를 배출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연구인력 양성과 연계가 가능한 지역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입지와 편리한 교통망, 교육·주거·문화가 갖춰진 정주여건은 수도권 인재 유치에도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산·학·연 협력에 광역 협력체계 구축까지

천안시와 충남도는 치의학연구원 천안 유치를 위해 산업계·학계·연구계와 손을 맞잡았다. 최근 천안시청에서 단국대학교·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의료기기와 치과재료의 시험·평가·인증 절차를 지원하고, 수요기업을 위한 기술 분야 자문을 할 계획이다. 단국대는 공용장비·연구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와 도는 정주여건과 기반시설 확충, 기업·의료기관·대학과의 협업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로써 천안은 치의학 연구부터 산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갖추게 됐다.

산·학·연 협력에 이어 충북, 강원과 치의학 분야에 대한 광역 협력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충남도는 최근 천안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등과 ‘치의학과 의료기기 산업 간 연계를 통한 전주기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기관은 치과의료서비스 시장의 성장세와 의료기기 산업 내 치의학 관련 품목 비중 확대에 공동대응하고, 연구개발·임상시험·산업화·해외진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천안은 치의학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기반을 갖추고 있고, 오송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산업화와 기술 상용화 역량을 보유한 도시다. 원주는 의료기기 산업진흥원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과 산업 지원 역량을 갖추고 있어 의료산업에 강점이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번 협약은 대통령 공약이자 국가 전략과제인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천안·오송·원주가 가진 각각의 강점을 모아 초광역 협력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국가 차원의 정책적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책임 다하는 정치권·관련부처 노력 필요”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


김석필(사진)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은 대통령 지역공약으로, 책임을 다하는 정치권과 관련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공모 방식 전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공모방식으로 전환되더라도 파급효과, 연결성, 인재유입 등 천안의 우위가 객관적 지표로도 확인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천안은 R&D 집적지구에 있기 때문에 확장하기 쉽고, 수도권·대덕·오송과의 연계성을 고려하면 시험·평가, 허가, 시장 진입의 파급효과가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자체보다 크다는 게 김 권한대행의 설명이다.

천안은 이미 착공할 수 있는 부지를 매입했고, 전국 1~2시간대의 접근성, 반경 1㎞ 이내 정주여건을 갖춘 점도 강점이다. 여기에 단국대 치과대학,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의료기기 연구·인증, 검사 기관 연계, 치과분야 전문 인력풀까지 갖춰 다른 지자체보다 기반 여건이 뛰어나다.

김 권한대행은 대구 등 다른 지자체의 적극적인 치의학연구원 유치 활동에 대응해 온·오프라인 유치활동을 강화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한 누리집을 운영하고, 치의학 설립 추진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30만여 명의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조만간 보건복지부의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타당성과 기본 계획 수립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총력 대응 태세에 돌입할 전망이다. 김 권한대행은 “경쟁하는 지자체별로 장단점이 있지만 천안은 확장성과 접근성, 정주여건, 집적도, 정책정합성 등 여러 항목에서 강점이 분명하다”며 “어떤 용역 결과가 나오든 절차를 존중하고 즉시 실행 태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은 연구·인증 사업화 네트워크, 수도권 연계 파급력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이 가장 빨리 안착하고 크게 확장할 최적지”라며 “대통령 공약 이행과 치의학 산업 육성에 부합하는 해답을 선택해 주실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천안=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