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돈을 벌 기회는 많았다. 지금도 원한다면 얼마든지 무대에 설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사람들과 깊이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의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음악은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음악으로 희망을 나누고 싶다. 내가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사랑의병원에서 암 환자들과 함께 찬양할 때가 그렇다.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힘이 전해진다. 환우들은 그 순간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해하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고 회복의 길에 동행하고 싶다. 언젠간 힐링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 누구나 찾아와 쉴 수 있는 그런 곳에서 음악과 삶을 함께 나누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내 꿈이다.
또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아트센터도 세우고 싶다. 학교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자신을 알아가고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그들이 악기와 노래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때 중독과 상처를 이길 힘도 생기리라 믿는다.
사람들은 요즘 나를 보며 말한다. “이제 많이 변했다”거나 “겸손해졌다”고. 20~30년 전 나를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만지고 다루셨는지 나 또한 느낀다. 그런데도 여전히 연약하다. 사역자 신분으로도 넘어지고 쓰러진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셨다. 나를 정죄하지 않고 기다려 주셨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일어나 회개하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나는 여전히 마약중독자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르다. 그분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고 죽은 자와 같던 나를 살리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새로운 호흡으로 숨 쉬며 찬양한다. 내가 찬양하는 사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자격이 아닌 사랑으로 나를 품으셨다. 먹을 것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던 날도, 약에 취해 넘어졌던 날도 하나님은 나를 외면하지 않으셨다.
내가 완전히 변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오늘 하루가 선물임을 기억하며 산다는 것을 더 전하고 싶다. 매일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사람임을 고백한다.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와 딸, 가족,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동역자에게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절망 속에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나님은 무너진 사람을 다시 세우시는 분이다. 나 같은 사람도 새 삶을 살고 있다. 오늘 당신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당신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예수님은 실패한 우리를 정죄하지 않고 기다리신다. 두 팔 벌려 당신을 안아 주신다. 나를 살리신 그분이 당신도 살리실 것이다.
정리=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