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기드온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모든 전쟁이 끝나고 수습만 하면 됩니다. 적군도 물러갔고 내부에서 협조하지 않던 세력들도 정리됐습니다. 돌이켜보면 기드온의 삶도 파란만장했습니다. 어두운 구석에서 밀이나 털어먹던 사람이었죠. 집안에서 제일 막내고 가장 작다고 스스로 고백하며 하나님의 사명을 피해 도망 다녔던 기드온이 부르심에 순종해서 걸어왔더니 말씀대로 큰 용사가 됐습니다. 기드온을 보면 하나님이 쓰시는 인생은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훌륭해도 공(功)과 과(過)가 있죠.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이 있습니다. 오늘은 기드온의 삶을 정리하면서 그의 인생 공과를 살피며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다짐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드온에겐 아름다운 신앙고백이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반응했고 전쟁을 훌륭히 치렀습니다. 기드온은 훌륭했고 잘했지만 더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왕이 되길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기드온은 이렇게 선포하죠.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참 멋진 선언이고 고백입니다. 이 고백은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지금까지 행한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하셨고 모든 영광은 주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 땅의 진정한 왕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니 하나님의 통치를 우리가 고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신앙고백은 우리 삶에도 분명히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 인생이 형통할 때 우리는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잘 살고 복 받고 누리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본질은 기드온의 고백처럼, 지금까지 모든 것이 주의 은혜였음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그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도 주님께 드리겠다는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삶이 제법 괜찮을 때, 전보다 나아질 때, 은혜를 충만히 누린다고 여겨질 때 꼭 하나님을 먼저 기억하고 감사하는 여러분의 삶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기드온의 삶이 훌륭했지만 실수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싸웠던 적 미디안과 이스마엘은 풀을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이라서 언제든 팔아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재산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났으니 노획물을 모아 달라고 기드온이 요청합니다. 지금 기드온을 향한 사람들의 충성심은 최고거든요. 망설임 없이 모아서 바치게 됩니다. ‘전쟁 영웅이 노획물 좀 요구한다고 뭐가 문제 될 것인가’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결국 그 노획물이 집안의 올무가 됩니다. 기드온이 만든 물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우상을 섬기고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집안에 어려움이 생길 것을 알았을까요. 몰랐으니 방심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며 작은 실수도 경계해야 합니다. 별생각 없이 행한 것, 쉽게 여겼던 것이 우리 삶에 큰 올무가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가볍게 여겼던 문제, 작은 실수를 다시 돌아봐야 합니다. 더 스스로 지키며 경계해야 합니다. 삶의 마무리 속에서 경계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긴 기드온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끝까지 아름다운 인생의 여정이 되기를 기도하며 살펴야 합니다. 사랑하는 모든 성도님이 주님 부르시는 그날에 칭찬받는 백성이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신재철 부산 좋은나무교회 목사
◇신재철 목사는 2019년 부산 기장에서 교회를 개척해 동네와 어울려 살아가는 목회를 지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만화방 교회 이야기’, ‘스토리-하나님의 흔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