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새벽, 가스파르는 눈을 뜬다. 그는 청소부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거리가 붐비기 전에 쓰레기를 치우려면 서둘러야 한다. 자그마치 하루에 치우는 쓰레기만 3t. 매일매일 정해진 동선으로 움직이고 요일마다 다른 쓰레기를 수거한다. 고된 일이지만 그의 하루는 늘 즐겁다. 사냥에 나서는 고양이, 밤새 책 읽는 할머니, 개와 산책하는 할아버지, 비가 와도 매일 달리는 청년을 만나는 것은 소소한 재미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또 새벽에 일을 나가기 위한 휴식을 선사하는 그의 밤은 평온하다. 늘 반복되는 가스파르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손과 발을 쓰는 육체노동의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사이사이 쓰레기의 일생과 같은 다양한 정보들이 소개된다. 처음과 마지막 장면의 그림과 대사는 같다. 하지만 숨은그림찾기처럼 딱 하나 다른 곳을 배치하는 작가의 유머에 슬며시 웃음이 난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