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가 되찾아 준 어릴 적 꿈

입력 2025-09-26 00:13

“세상에는 떠다니는 느낌을 주는 도시들이 있다. 그런 도시엔 자기를 투명 인간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산다.” 뉴욕 고층 빌딩의 모습과 함께 등장하는 첫 문장이다. 주인공 알렉상드르도 그런 사람이다. 늘 지하철, 일, 잠 이렇게 세 단어 사이에서만 오간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다가온 커다란 곰. 화가를 꿈꿨던 어린 시절, 즐겨 그렸던 곰돌이였다. 주위를 맴돌며, 구경꾼이 된 주인공의 삶의 모순을 끈질기게 지적한다. “넌 화가가 되고 싶어 했잖아. 따분한 일만 하고 있네.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알렉상드르는 곰돌이를 통해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다시 꿈꾸는 법’을 배울 용기를 갖게 된다. 작가는 “삶이란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이뤄져 있다. 그 작은 것들이 우리를, 우리가 되고 싶어 했던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면서 “우린 그저 그걸 놓치지 않고 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꿈을 잃고 사는 어른들에게도 안성맞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