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이번에도 여성 총대 확대 법제화 부결

입력 2025-09-25 03:01 수정 2025-09-25 11:43
정훈 예장통합 총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제110회 정기총회 회무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주요 교단들의 총회가 이어진 24일 총회대의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한국교회를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총신대 장신대 서울신대 침례신학대 등이 대거 지정 제외된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 법인 지정 고시 개정안을 철회하라는 결의안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대 1600여명 전원 명의로 채택되는가 하면 이단 지정, 헌법 제정, 공식 문서 채택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관심을 모았던 예장통합 총회의 여성 총대 확대 법제화 노력은 이번에도 표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예장통합(총회장 정훈 목사) 총회는 서울 중구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열린 제110회 총회에서 여성 총대 법제화에 또다시 실패했다. 예장통합은 여성 리더십 제도적 확립을 위해 ‘총대를 10인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성 총대 1인 이상을 파송한다’는 안건을 헌법개정위원회로 넘길 것인지를 논의했다. 총대들은 이 안건에 대해 투표를 거쳤으며 찬성 494표, 반대 496표로 부결됐다.

이단·사이비 결의 이어져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한규삼 목사)에서 제110회 총회를 열고 있는 예장합동(총회장 장봉생 목사)은 킹제임스(KJV) 성경만을 인정하는 사랑침례교회 정동수씨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이전까지는 ‘참여금지 및 경계’였으나 한 단계 더 강화된 결의다. 신학부는 “정씨는 자신의 주장을 사과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보편적인 교회의 속성을 부정하고 한국교회에 성경에 대한 혼돈과 번역에 대한 오해를 가져오게 해 성도들을 혼동케 한다”고 보고했다. 또 ‘왕의 재정’의 저자 김미진씨에 대해선 이단으로 규정하는 게 적절치 않으며 오히려 바르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봤다.

예장고신(총회장 최성은 목사)은 사랑침례교회 정씨에 대해 내린 ‘예의주시 및 교류 자제’ 결의를 재확인했다. 이단 여부 판단은 1년 더 연구하기로 했다. 또 예장순장(총회장 이재성 목사)과의 교단 통합 논의를 위해 통합추진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예장고신은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강당에서 제75회 총회를 열고 있다.

성 윤리 강화한 교단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총회장 최인수 목사)는 전북 전주 새소망교회(박종철 목사)에서 열린 제115차 총회에서 교단 창립 135년 만에 신앙고백서를 공식 문서로 채택했다. 기존에는 ‘침례교회의 신앙과 주장’ 8개항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고백서는 성경 권위, 삼위일체, 은혜로 말미암는 구원, 양심의 자유 등 18개항으로 체계화됐다. 마지막 조항에는 가정을 “남자와 여자의 언약적 결합”으로 정의해 사실상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담았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이종화 목사)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제110회 총회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해 총회 양성평등위원회는 총대 전원이 개회 시 의무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것을 건의했다. 지도자 그룹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뜨거운 감자였던 ‘성소수자 목회연구특별위원회 신설 안건’은 기각됐다. 한 총대는 “성소수자들은 자살률이 일반인보다 높다. 목회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특별위 신설 필요성을 호소했지만 투표 끝에 부결됐다. 신설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보다 두배가량 많았다.

한편 예장합동은 총신대가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 법인에서 제외된 것을 철회해 달라는 탄원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총신대가 교육부에 제출할 탄원서에는 “행정 예고된 고시안을 철회하고 총신대를 원래대로 종교계 지도자 양성법인에 포함하라”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총신대는 “법인 제외로 인한 재정 후원 감소, 신입생 지원율 감소 등 심각한 일들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글·사진=박용미 손동준 임보혁 김동규 이현성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