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부앙가 듀오’ 美 쳤다

입력 2025-09-25 01:27
LAFC의 ‘흥부 듀오’ 손흥민(오른쪽)과 드니 부앙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솔트레이크와의 MLS 홈경기에서 득점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LAFC의 투톱으로 발을 맞추고 있는 ‘흥부 듀오’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를 흔들고 있다. 두 선수의 완벽한 호흡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까지 제치며 일약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MLS 사무국이 24일(한국시간) 발표한 리그 34·35라운드 파워 랭킹에 따르면 LAFC는 30구단 가운데 6위에 올랐다. 단번에 4계단 상승하며 메시가 속한 인터 마이애미(7위)를 제쳤다. MLS 사무국은 “LAFC는 지난 5경기에서 무려 14골을 터뜨렸다. 그 14골을 누가 넣었는지 아느냐”며 손흥민과 부앙가의 시너지를 조명했다.

두 선수에겐 이미 서로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딴 ‘흥부 듀오’란 별명이 붙었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의 ‘손케 듀오’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손흥민 이적 당시 두 선수의 포지션이 겹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MLS 사무국은 “두 선수의 공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새 단짝을 찾은 손흥민은 MLS 입성 6경기 만에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메시(46경기)를 훨씬 앞서는 기록이다. 이 역시 부앙가의 도움이 컸다. 이번 시즌 득점왕을 노리는 부앙가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도 손흥민에게 공을 내주며 해트트릭을 도왔다. 손흥민은 부앙가와 함께 상대 수비를 허물면서 매 경기 1개 이상의 득점 포인트를 쌓는 중이다.

그동안 홀로 득점 부담을 짊어졌던 부앙가도 손흥민을 만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메시와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을 정도다. 손흥민이 합류하기 전까지 21경기 13골 7도움에 그쳤던 그는 이후 7경기 만에 9골 1도움을 몰아쳤다. 통산 97골을 돌파하며 구단 최다 득점자가 됐고, MLS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됐다. 부앙가는 “손흥민과 함께 뛰면 편안하다. 경기장에서 서로를 찾는 게 너무 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MLS에서 가장 위협적인 콤비로 떠오른 두 선수를 향해 현지 매체 ESPN은 “두 선수가 계속해서 상대 수비진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며 “다른 팀에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MLS 최강 공격 듀오로 자리매김했다. 둘의 호흡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 MLS컵 우승까지 넘볼 수 있다”고 전했다. 3년 만에 MLS컵 정상을 노리는 LAFC는 현재 서부 콘퍼런스 톱4를 확정지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