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년간 대한민국의 아침을 함께해온 KBS 1TV 프로그램 ‘아침마당’이 다음 달 1일 1만회를 맞는다. 제작진은 평범한 이웃의 모습을 담아내고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지켜온 것이 장수 비결이었다고 밝혔다.
김대현 PD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자극적이지도, 달콤하지도 않게 그렇지만 꼭 필요한 ‘밥’처럼 시청자 곁에 있었기에 1만회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침마당은 1991년 5월 20일 ‘이계진의 아침마당’으로 시작했다. 세대와 시대의 변화를 함께 담으며 ‘함께 사는 세상’을 조명해 사랑을 받아왔다. 매주 월~금 오전 8시 25분, 한 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요일별 코너를 운영한다.
기자간담회에는 김 PD와 함께 MC 엄지인·박철규 아나운서, 방송인 김혜영, 국악인 남상일 등이 함께했다.
1991년생인 박 아나운서는 지난 8월 김재원 아나운서의 후임이자 최연소 남자 MC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프로그램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 12월생이라 제가 태어나기 전에 아침마당이 만들어졌다”며 “오래 힘을 유지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아침마당의 ‘마당쇠’라고 소개하며 “앞으로도 게스트들이 편안하게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엄 아나운서는 “이 프로그램엔 눈에 보이지 않는 ‘마당정신’이 있다”며 “그 정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PD는 “인공지능, 디지털, 불확실성의 시대라 하지만 결국 중심에 사람이 있다”며 “사람의 가치, 함께 사는 가치를 어떻게 나눌까 늘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고정 코너를 맡아 함께한 출연진에게도 ‘1만회’ 의미는 각별하다. 수요일 ‘도전! 꿈의 무대’ 코너를 진행하는 김혜영은 “매주 만나는 출연자들이 제가 잊고 살던 인생의 기본을 일깨워주는 스승 같다. 교과서 없는 학교”라고 말했다. 남상일은 “10년 가까이 요일을 넘나들며 출연했고, 아침마당에서 결혼과 득녀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며 “제 인생의 역사이자 일기장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도 여럿이다. 특히 임영웅은 2017년 ‘도전! 꿈의 무대’에서 8번 무대에 올라 5승을 거두며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김 PD는 “(임영웅 소속사와) 연락은 하고 있는데 너무 바쁘더라. 언젠가는 아침마당과 함께 할 그날이 올 거라 믿는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1만회 기념 특별 기획 5부작이 방송된다. 과거 18년간 진행을 맡았던 이금희 아나운서가 출연하며, 송가인, 남진 등 인기 트로트 가수의 무대도 준비됐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