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아들이자 정치적 동반자 김홍업 별세

입력 2025-09-25 01:03
2015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생전 모습. 뉴시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1950년 전남 목포에서 김 전 대통령 첫째 부인 차용애 여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 대신고,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부터 줄곧 김 전 대통령과 정치 행보를 함께했다.

그의 민주화 운동은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투옥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인은 모친 이희호 여사 및 재야인사들과 함께 검은 십자 테이프를 입에 붙이는 침묵시위를 기획하며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구명 운동을 펼쳤다.

고인은 80년 전두환 신군부 당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 이후 82년 미국으로 망명해 미주인권문제연구소 이사로 활동하며 해외에 한국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 고문 사건을 폭로한 인재근 전 의원의 녹음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제보한 것도 고인이었다. 88년 귀국한 그는 광고회사 밝은세상을 설립한 뒤 제15대 대통령 선거까지 김 전 대통령의 선거 활동을 도왔다. 하지만 김대중정부 말기에는 비리 사건에 연루돼 수감 생활도 했다.

고인은 2007년 상반기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제17대 국회에 입성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후에는 아버지의 정신과 유산을 계승하는 데 여생을 바쳤다. 재단법인 ‘김대중기념사업회(현 김대중재단)’를 설립하고, 2019년 서거한 이희호 여사를 이어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직을 맡았다.

김대중평화센터는 “고인은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숨은 공로자였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 불리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모님 업적을 승계하고 지키느라 고생 많으셨다. 이제 그곳에서 사랑하는 부모님도 형님도 뵙고 영면하시길”이라고 추모했다. 유족은 부인 신선련씨와 아들 종대, 종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