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5일제 노사정 머리 맞대… “근로시간 OECD 평균으로”

입력 2025-09-24 19:00
24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킥오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노동자들의 업무 시간이 3.8% 감소했습니다. AI 기술 확산으로 더 줄어들 근로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24일 출범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첫 회의에서 나온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의 발언이다. 추진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연간 1708시간 정도의 실노동시간 달성을 목표로 꾸려졌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859시간이다. 장시간 노동은 일·가정 양립, 산업재해 감축, 노동생산성 향상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로 꼽힌다.

추진단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주4.5일제, 생산성 및 고용률 제고 방안, 포괄임금 금지, 연차휴가 활성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장 간담회, 대국민 공개 토론회 등을 거쳐 오는 12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진단에는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동계, 재계, 정부 관계자가 포함됐다.

추진단 첫 회의에서는 주4일제 시행착오를 경험한 기업 사례가 검토됐다. 배터리 솔루션 기업 BA에너지는 2022년 12월 주4일제를 도입했다가 지난해 4월 폐지했다. 경영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박민선 BA에너지 인사팀장은 “다른 기업과의 소통 등 대부분 업무가 주5일제를 기준으로 이뤄져 초과근무가 불가피했고, 근무시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예상보다 컸다”며 “기업의 업무 스타일과 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주4.5일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축사에서 “추진단에 모인 분들이 고착된 장시간 저임금 노동 체제에 균열을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황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