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올라탄 건지, 양탄자 위에 앉은 건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다. 시동을 걸자 차체가 부드럽게 움직이며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도 거의 충격 없이 지나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으로 힘이 전달돼 도심에서도 트랙에 오른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만난 더 뉴 아이오닉6는 첫인상부터 기존과는 다른 전기 세단의 감각을 보여줬다.
아이오닉6가 2022년 9월 처음 출시된 이후 3년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지난 7월 출시된 더 뉴 아이오닉6는 외관과 실내, 주행 성능까지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외관은 기존 아이오닉6의 독특한 유선형 실루엣을 계승하면서, 더 세련되고 우아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전면부 샤크 노즈 스타일의 길게 뻗은 후드와 덕테일 스포일러 등은 차량을 더 길고 매끄럽게 보이도록 한다. 이 디자인이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공기저항계수(Cd)를 세계 최저 수준인 0.206까지 낮췄다.
실내도 한층 개선됐다. 운전석 중심으로 재배치된 센터 콘솔과 공조 장치는 직관적이었다. 차 문 안쪽에 적용된 부드러운 소재는 시각과 촉감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라디오나 무선 충전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주행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부드러움’과 ‘안정감’이다. 고양시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주시의 한 카페까지 왕복 76㎞ 코스를 달리는 동안, 울퉁불퉁한 길도 마치 쿠션 위를 지나는 듯했다. 스무스 모드를 켜자 편안함은 극대화됐다. 감속과 가속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차체가 노면과 조화롭게 움직이는 감각과 고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이런 부드럽고 즉각적인 가속 반응과 정숙한 주행, 고속 주행의 안정성은 장거리 운전을 해도 피로를 줄여줄 것 같다.
안전과 편의성도 강화됐다.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과 좌석 착석 감지 공조 기능, 에너지 회생 시스템을 통한 세밀한 브레이크 감각 조정 등이 인상 깊었다. 이런 신기술이 차로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운전자 보조 장치와 결합해 도심과 고속도로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이고 감각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 다소 불편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도, 이 차의 운전대를 잡는 순간 ‘또 타고 싶고, 계속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시승이었다.
배터리 성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롱레인지 모델은 4세대 배터리를 적용해 한 번 충전으로 562㎞까지 주행 가능하다. 스탠다드 모델도 기존보다 70㎞ 늘어난 437㎞까지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기존 아이오닉6와 같은 약 18분이 소요된다. 더 뉴 아이오닉6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으로, 스탠다드 모델 4856만원부터, 롱레인지 5064만원부터, N 라인 6132만원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