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의 3관왕을 이끈 우스만 뎀벨레(28·프랑스)가 데뷔 10년 만에 생애 첫 발롱도르를 품었다. 한때 ‘먹튀’로 조롱받던 선수가 오명을 씻어내고 세계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뎀벨레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5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뎀벨레는 FC바르셀로나의 18세 신성 라민 야말(2위)과 팀 동료 비티냐(3위)를 압도적 차로 따돌렸다.
PSG의 핵심 공격수인 뎀벨레는 지난 시즌 53경기를 뛰며 35골 14도움을 몰아쳤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결승전 2도움을 포함해 7경기 2골 5도움의 활약을 펼치며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한 시즌에 3관왕(정규리그·프랑스컵·UCL)과 발롱도르를 동시에 거머쥔 이는 리오넬 메시(마이애미) 이후 처음이다.
뎀벨레가 황금공에 입을 맞추기까진 무려 10년이 걸렸다. 뎀벨레는 2015년 리그1 스타드 렌에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타고난 스피드와 양발 드리블로 첫 시즌부터 ‘올해의 영플레이어’에 뽑히며 주목 받았다. 이후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거쳐 2017년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뎀벨레는 세계 2위에 달하는 1억4800만유로(약 2431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등번호 11번을 물려받은 이후 추락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에서 6시즌을 보내는 동안 공식전 185경기에 출전해 40골을 넣는 데 그쳤다. 첫 시즌에 당한 근육 부상은 14차례 반복됐고 이로 인해 784일을 결장했다. 여기에 밤새 게임을 하느라 훈련에 지각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와 심한 경기력 기복까지 더해져 ‘최악의 먹튀’란 오명이 뒤따랐다.
변화는 2021년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서 찾아왔다. 2023년엔 5040만유로(약 829억원)란 헐값에 PSG로 이적해 재기를 노렸다. 첫 시즌엔 3골에 머물렀지만 마침내 그의 발끝이 폭발했다. 지난 시즌 킬리안 음바페가 떠난 뒤 오른쪽 측면 공격수에서 중앙 공격수로 자리를 바꾼 그는 결국 득점왕에 올랐다.
뎀벨레는 이날 수상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커리어를 쌓는 동안 참 많은 게 쉽지 않았다”며 “이 트로피는 PSG 구성원 전체가 이룬 업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내가 뛰었던 모든 팀에도 감사하다. 내 꿈의 클럽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함께 뛰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