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 민주주의 회복’ 선언… 尹 ‘ODA’ 文 ‘평화 프로세스’ 강조

입력 2025-09-24 05:05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주의를 회복한 한국이 이제 평화·개발·인권 등 국제사회의 공동과제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역대 대통령은 모두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각자의 국정 핵심 구상을 전 세계에 발신하고 연대와 협력을 타진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은 한국이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완전히 극복했음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방점을 뒀다.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투자를 이끌어 경제성장에 이바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역대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역시 각 정부의 어젠다를 제시하는 기회로 활용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자유와 연대’를 기조로 삼고, 한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경제·안보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 공유와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통한 ‘그린 ODA’를 강조하며 개발도상국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연설에서는 2024년 ODA 예산을 40% 증액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언급은 빠져 ‘남북문제를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아울러 “북·러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라고 경고하며 북·러 밀착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부터 임기 5년 내내 유엔총회에 참석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실행되고, 이것이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며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 원칙도 강조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유엔총회에서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과 2015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리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동북아가 함께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에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